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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그녀의 모습에 아양을 떠는 말투와 표정까지 더해지니... 솔직히 말하면, 정말 구역질이 났다. 이변섭은 점점 더 그녀가 불쾌해졌다. 만약 그가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그날 밤이 아니었다면 그는 유미나 같은 여자는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다. "누가 그런 거죠?" 그가 물었다. 유미나는 무심코 말을 내뱉었다. "강수지요!" "강수지?" "나 찾았니? 무슨 일이야?" 이때, 강수지가 계단 입구에서 내려와, 유미나의 모습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어머, 분장한 거야? 아니면 부랑자로 카메오 출연이라도 한 건가?" 유미나는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강수지, 너 모르는 척하지 마!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 텐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난 오늘 널 본 적도 없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너야! 네가 한 짓이잖아!" 강수지도 절대 만만하지 않다. 순진한 척하는 수법이라면 그녀도 쓸 수 있으니까!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강수지는 코를 막았다. "냄새가 너무 심하네. 공기가 오염되겠어." 유미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 마. 마대를 씌워 나를 때리고 쓰레기차에 버린 건 너잖아. 너 말고 누가 날 이렇게 괴롭히냐고!" "너 없는 말 지어내서 모함하지 마. 증거 있어?" "없어! 근데 분명 너야. 너밖에 없어!" 강수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근거도 없는 허튼소리로 날 헐뜯고 있잖아. 네가 말했잖아. 마대에 씌워졌다고. 넌 아무것도 전혀 볼 수 없었어. 유미나. 나한테 이렇게 구정물 뿌리면 안 되지." 황혜진의 말처럼 유미나를 상대할 때는 뻔뻔하고 시치미를 떼야 했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건 소용이 없다. "찾으면 돼! 찾아낼 수 있어!" 유미나는 이변섭을 보며 말했다. "이 대표님은 능력 있잖아요. 빨리 사람을 보내 증거를 찾아와요. 쟤가 딴말 못하게 해주세요." 이변섭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수지가 대답했다. "제가 설명할게요. 오늘 저는 계속 회사에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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