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강수지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집사님, 감사합니다. 도와주신 거 절대 잊지 않고 기회가 되면 꼭 보답할게요."
"아닙니다. 아니에요."
"사실 저는 왜 이렇게 저한테 잘해주시는지 모르겠어요." 강수지는 말했다. "집사님은 이변섭 쪽 사람이잖아요. 그의 편을 들고 명령만 따라야 맞는 거죠."
그녀는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사랑도 받지 못하는 그저 이 대표의 와이프일 뿐이었고, 누구나 짓밟을 수 있었다.
집사는 얼마든지 유미나의 비위를 맞출 수도 있었다.
“대표님과 사모님이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사가 대답했다. "그래야 좀 가족답지 않겠습니까."
"가족?" 강수지는 멍해졌다.
이변섭이 그녀의 인생에 나타난 그 순간부터 그녀에게는 이미 가족이란 건 없었다.
지금 그녀가 보고 있는 옥팔찌처럼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네, 사모님. 대표님과 결혼하시고 작은 가정을 이루셨잖습니까. 저는 대표님이 성장하시는 걸 다 봐왔기에, 그저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그 사람, 절대 행복할 일 없을 거예요. 그 사람은 저를 미워하고, 저도... 마찬가지로 그가 미워요."
서로를 깊이 증오하는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을 속삭이고, 가정을 이룰 수 있겠는가.
집사의 표정이 바뀌었다. "사실, 사실... 어떤 일은, 겉으로만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강수지는 웃으며 말했다. "설마 이변섭이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이 대표님에게 사모님은 정말 특별하세요. 이 대표님은 제가 본 어떤 여성분에게도 이렇게까지 크게 관심을 주지 않으셨어요. 그게 설령 유미나 님이라 해도 이 대표님은 별로 간섭하지 않으십니다."
유미나가 돈을 내면서까지 자발적으로 찾아온 것이다.
집사는 또 말을 덧붙였다. "사모님과 대표님의 애증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강수지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눈을 빤히 뜨고는 집사를 바라보았다.
저 말... 좀 이상한 것 같아.
"무슨 뜻이에요?" 그녀가 물었다. "집사님, 혹시 아버님의 죽음에 대해서 내막을 좀 아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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