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야무지지 않으면 목숨까지 위태로우니까요."
"피를 좀 뺐다고 뭐 죽기까지 해?"
강수지는 내 아이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속으로 묵묵히 대답하는 한편,
입으로는 이렇게 내뱉었다. "무료 이동식 혈액은행이 되어 매일 피를 뽑게 할 순 없잖아요."
이변섭이 허리를 굽히고 차에 올라탔다.
가는 내내 그의 안색이 어두웠다.
한밤중에 황급히 달려왔는데, 결과가 한바탕 쇼로 끝나다니.
"농락당한 기분 엄청 불쾌하죠." 강수지가 말을 건넸다. "유미나가 당신한테 소중한 사람이라 당신이 그냥 이러고 마는 게 아쉽기는 해요. 만약 그게 나였다면, 아마도 목숨이 아홉 개라도 모자랐겠죠."
"입 닥쳐."
그러나 과감해진 강수지가 오히려 그한테 바싹 들이대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아니면 우리 주말에 태국 가는 건 어때요?"
"무슨 뜻이야."
"절에 가서 스님한테 유미나가 당신한테 주술이라도 걸어놓은 건 아닌지 확인하고, 혹시라도 그랬다면 풀고 와야죠."
그는 그녀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
사실 그의 신분 지위로 유미나를 좋아할 리가 없다.
하지만 유미나가 나타난 타이밍이 너무 특별했고, 그래서 그 또한 책임지려고 했던 것뿐이다.
그래서 마음으로 싫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날 밤의 환상적인 느낌은 마치 꿈과도 같았으니까.
강수지는 뱃속 아이를 지켰다는 생각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녀는 속으로 묵묵히 말했다. 아가, 엄마가 최선을 다해 너를 지킬 거야, 기회가 있는 한,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
잠자리에 들기 전, 강수지는 유산 방지약도 한번 챙겨 먹었다.
강수지가 몸보신을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연속 며칠 동안 집사는 주방에 혈기를 보할 수 있는 음식들로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변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그 몇몇 접시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강수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먹었다. 이변섭이라면 뭔가 수가 틀리면 전부 치워버릴 수 있는 인간이니까.
음식에 약까지 더해지면서 강수지는 기혈이 차츰 차오르고 얼굴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그날 아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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