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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강수지는 유산 방지약을 한 번 더 먹고서야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내일 또 병원에 가서 계속 원장에게 피를 뽑아줘야 하니...... 강수지는 대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저녁. 제경채. 강수지는 자정까지 늑장을 부리다가 침실로 들어갔다. 조금이라도 이변섭과 함께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싶었다. 그녀가 문을 닫고 돌아섰을 때, 마침 이변섭이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정면으로 마주쳤다. 강수지는 연이어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탄탄한 근육으로 다져진 상체를 드러낸 이변섭의 하체에는 여전히 타월 한 장만 둘려 있었다. "...... 미안해요." 강수지는 감히 그를 쳐다보지도 못했으며 얼굴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남자는 왜 맨날 옷을 안 입는 거야...... 그녀가 그의 옆을 지나가던 찰나, 바닥의 물에 발이 그만 미끄러져 버렸다. 임산부는 넘어지면 안 되는데! 강수지의 두 손이 허둥지둥 여기저기를 잡고 있었고, 무엇을 잡았는지도 모른 채 그녀는 힘껏 잡아당겨 힘을 주면서 몸의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있던 물건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넘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말하면서 땅을 보는 순간 그녀는 얼어버렸다. 그녀가 이변섭의 타월을 잡아당겼다! 어떡하지? 고개를 들까? 아니면 계속 숙이고 있어? 이변섭은 지금은 알몸인데...... "나를 꼬시려고, 수단이 너무 치사한데." 이변섭의 목소리가 차가웠다. "주워." "내가 주워요?" "아니면?" 강수지는 허리 굽혀 타월을 집어 손에 꼭 쥐었다. "다음은요?" "둘러." 뭐?! 지금 나한테 둘러달라고? 이...... 이건 할 수 없어! "뭘 멍하니 있어?" 이변섭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네가 끌어내렸으니 당연히 네가 둘러야지." 강수지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너무 재수 없는 거 아니야...... 그래, 두르라면 두르지 뭐, 빨리 해버리자.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그녀는 눈을 감고 수건을 펼쳐 더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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