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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박태오의 말을 들은 강수지가 웃었다. "제가 뭐 못 참을 게 있겠어요, 저는 화낼 자격 없어요." 그 말을 들은 박태오가 안쓰럽다는 듯 강수지를 바라봤다. "그만해요, 저 때문에 이변섭 미움 사는 짓 하지 마요. 박 대표님한테 좋은 거 하나도 없으니까." 박태오가 마음을 접게 하기 위하여 강수지가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 "저도 그것 때문에 감동하지 않을 거예요." 이변섭은 박태오와 강수지의 옛일을 무척 꺼리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 그녀는 이씨그룹 주얼리 부서의 수석 디자이너였지만 박태오는 판띠런 주얼리의 본부장이었다. 그와 그녀는 지금 경쟁 대상에 더 가까웠다. 파티장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저마다 샴페인을 들고 우아한 모습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강수지는 구석 자리를 찾아 테이블 위의 음식들을 집중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변섭의 주위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는 오늘의 주인공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잘 보이려 애를 쓰고 있었다. "대표님, 이분이 대표님 와이프분이신가요?" 그때 누군가 물었다. 이변섭도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유미나는 지금 그의 와이프가 아니었지만 이후에는 그의 와이프가 될 사람이었다. "신분이 뭐 중요한가요? 어쨌든 지금 변섭 씨 옆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저잖아요." 그때 유미나가 말했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똑똑한 사람이었기에 그 말속에 담긴 뜻을 알아차렸다. 그러니까 유미나는 이변섭의 와이프는 아니었지만 지위는 이변섭의 와이프보다 높아 파트너로서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곧이어 그들은 유미나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미나 씨, 정말 너무 예쁘네요." "이 대표님이랑 너무 잘 어울려요." "미나 씨 앞으로 저희 와이프랑 자주 좀 만나줘요." 유미나는 그 말들을 들으니 날아갈 것 같았다. 그녀는 이런 느낌을 무척 즐겼다. 예전에 그녀를 거절했던 감독과 작가들 모두 지금 그녀에게 잘 보이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변섭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이런 곳에 오는 것을 싫어했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쉽게 강수지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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