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주혜자는 온서우의 실력을 대놓고 의심했다. 온서우가 오늘 여기서 현판 문구를 써내지 못하면 당장이라도 그녀의 글이 대필이 아닐까 의심할 기세였다.
온서우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여전히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럼 한번 해보겠습니다. 시간은 5분만 주시면 됩니다.”
“5분? 진짜요?”
주혜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물으면서도 살짝 비웃는 말투였다.
온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5분이면 됩니다.”
주혜자는 온서우가 허세 부리는 거라고 생각하며 두 팔을 가슴에 교차하고 턱을 들어 올린 채 기다렸다.
“좋아요. 5분 줄게요.”
속으로는 문구가 제발 형편없게 나오길 바라고 있었다. 그럼 자연스럽게 대필을 의심할 수 있는 빌미가 될 테니.
온서우가 주혜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자 도윤정은 옆에서 내심 조마조마했다. 주혜자는 자신의 조카를 홍보과에 넣고 싶어 했지만 오늘 그 조카가 오지 않아 변수가 생겼기 때문에 유독 면접자들에게 엄격했고 온서우에겐 일부러 더 까다롭게 굴고 있었다.
도윤정이 갑자기 나서서 말했다.
“괜찮아요, 서우 씨. 창작엔 원래 시간이 필요한데 5분은 너무 짧잖아요. 유명한 작가나 문호도 그렇게 짧은 시간에 작품을 완성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가운데 앉아 있던 중년 남성도 말했다.
“그래요. 너무 긴장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세요.”
옆에서 이런 말들이 나오자 주혜자는 기분이 더 상한 듯 손목시계를 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시간 잽니다.”
온서우는 종이와 펜을 꺼내 재빨리 구상을 시작했고 잠시 생각한 뒤 펜을 들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아직 시간이 다 되지 않았는데 온서우는 펜을 멈추고 종이에 묻은 잉크를 불어 말린 후 세 명의 면접관 앞에 종이를 올려놓았다.
주혜자는 온서우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제대로 된 문구를 써낼 거라고 전혀 믿지 않았기에 무심코 종이를 훑어보다가 눈이 크게 커졌다.
종이 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백성은 부유하고 국가는 강성하니 웃음으로 국경일을 맞이하네.]
[아득히 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