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진미숙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들과 대화 한 번 하기 참 어려웠다. 정서준은 또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오늘은 월요일이었기에 정서준은 군대로 복귀해야 했다. 하지만 정서준은 그동안 모아 둔 연차가 있었고 최근 며칠 동안 별다른 업무가 없었기에 연차를 몰아 쓸 생각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정서준은 차에 올랐다. 동네에 있는 사진관을 모두 돌아다녀도 찾으려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차를 돌려 왔던 곳을 돌아갔고 친구의 집을 찾았다.
“서준아, 네가 웬일이냐?”
주정석은 갑자기 찾아온 친구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했다.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으로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정서준은 주정석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뭐 좀 구해줄 수 있어?”
주정석은 더 의아해했다.
“대체 뭔데 천하의 정서준도 구하지 못하는 건데?”
주정석의 아버지는 외교부에서 근무했는데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을 만나는 일이 잦았고 주변 친구들이 필요한 물건을 대신 구매해 돌아왔다.
거의 70년대의 구매 대행이라 할 수 있었다.
정서준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덤덤하게 말했다.
“SLR 카메라 좀 구해줘.”
국내에도 카메라는 판매되고 있었다. 엔탁스, 시콘 등 여러 브랜드가 있었지만 사치품이라 구매하는 사람이 적었다. 사실 카메라는 돈만 주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주정석은 정서준이 좀 더 값이 나가는 카메라를 원하는 걸 눈치챘다.
그런데 마침 주정석에게는 리엘국에서 가져온 SLR 카메라가 있었다.
“기다려봐!”
주정석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방 안으로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나일론 가방을 들고나왔다.
“자, 최신형 올림어스 SLR 카메라야. 삼촌이 리엘국에서 내 생일 선물이라고 사 왔어. 아직 열어보지도 않았는데 난 촬영에 관심이 없으니까 내 손에 있어도 낭비라고 생각했지.”
정서준은 카메라를 받고 열어보지도 않은 채로 물었다.
“얼마야?”
주정석은 손가락 열 개를 펼쳤다. 친구 디스카운트를 한 가격이었다.
정서준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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