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차에 타.”
정서준이 말했다.
그러나 온서우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고작 그 한마디 말에 내가 차에 타야 해?’
온서우는 걸어서 가면 갔지, 차에 타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굳은 얼굴로 정서준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얼음의 여신 같은 온서우를 보며 정서준은 왠지 심장이 콕콕 쑤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정서준은 한마디 말을 더 보탰다.
“집까지 데려다줄게.”
온서우는 덤덤하게 말했다.
“감사하지만 약속이 있어서 지금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뒷자리에 앉아 있던 정재욱은 그제야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차 문을 열고 온서우를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
“서우야, 차에 타.”
온서우는 정재욱도 차에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 정재욱과 나란히 앉았다.
지예슬이 함께 있었기에 두 사람은 몰래 눈으로 신호를 주고받았다.
한 사람은 한쪽 눈을 깜빡이다가 살며시 고개를 돌렸고 다른 한 사람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차 문이 닫히고 정서준은 천천히 운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백미러로 눈짓하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바로 얼굴을 굳혔고 차 안의 분위기는 점점 얼어붙었다.
온서우는 왠지 싸늘한 기분이 들어 팔을 위아래로 쓸었다.
정재욱도 똑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어느새 집 근처까지 다다르자 정재욱과 온서우는 마음이 급해졌다. 두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차에서 내려야 했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 다시 나서려면 지예슬을 피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오늘 아침 온서우가 일찍 집을 나섰던 건 정서준을 피하려는 것도 있었지만 지예슬을 피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을 한꺼번에 마주치자 온서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정재욱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다.
“형, 저기 앞에서 차 세워줄래요? 다른 일이 있어서 내려야겠어요.”
속도를 서서히 늦춘 정서준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집에 안 돌아가도 돼?”
정재욱은 마른기침하며 말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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