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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장

지예슬은 잔뜩 얼굴을 붉히며 정서준에게 인사를 했다. “오빠, 안녕하세요.” 정서준은 주변을 빙 둘러보다가 온서우가 보이지 않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내려갔고 젓가락을 낚아채듯 손에 쥐었다. 진미숙은 그제야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 “어머, 네가 있는 줄 알았다면 서우더러 아침 먹고 떠나라고 할 걸 그랬어. 두 사람 아직 인사도 못했지?” 지예슬은 온서우가 왜 보이지 않는지 궁금하던 참이었다. 그래서 진미숙을 향해 물었다. “이모, 서우는 어디 갔어요?” “서우는 아침 댓바람부터 군악대 시험 신청하러 간다고 나갔어. 사람을 시켜 대신해 주겠다고 해도 절대 신세 지기 싫다며 직접 가겠다고 하더라고.” “서준아, 네가 운전해서 온 거야?” 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잘됐네. 아침 먹고 군악대까지 운전해서 서우 좀 데리고 와.” 두 사람이 아직 얼굴을 모른다고 생각한 진미숙은 옆의 정재욱을 톡 건드리며 말했다. “넌 네 형이랑 같이 가.” 정재욱은 밥을 큰 술로 떠먹으며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정서준은 차 키를 잡았다. 정재욱이 뒤를 따르며 차에 오르려는데 지예슬이 갑자기 나타났다. “오빠, 저도 집에서 할 일이 없는데 같이 서우 데리러 가도 되나요?” 정서준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지예슬은 활짝 웃으며 좌수석 문을 당겼다. 좌수석에 앉으려던 정재욱은 어쩔 수 없이 뒷자리에 올랐다. 군악대는 꽤 가까운 곳에 있었고 운전한 지 5분 만에 도착했다. 온서우가 일찍 집을 나선 건 정서준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정서준이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긴다면 최대한 마주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우체국에 들러 완성한 원고를 신문사에 보내고 군악대를 찾았다. 또한 온서우는 정재욱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정재욱은 오늘 친구들과의 소풍 자리에 함께 데려가 준다고 했고 지예슬을 피해 밖에서 따로 만나기로 했었다. 신청을 마치고 온서우는 군악대 입구에서 정재욱을 기다렸다. 온서우는 오늘 머리를 높게 묶고 이마를 훤히 드러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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