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온서우는 자신의 정체가 들통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쨌든 지예슬도 정서준의 사진을 봤기에 두 사람이 만나는 순간 모든 게 까발려지는 건 시간문제인데 뜻밖에도 그녀가 제일 상회에 왔을 때 지예슬은 그곳에 없었다.
물어볼 사람을 찾으려던 찰나, 방금 옷을 샀던 매장의 판매원과 눈이 마주쳤다.
판매원은 온서우와 정서준을 번갈아 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가씨, 남자 친구를 만나려고 옷 사러 왔었구나. 남자 친구도 엄청 잘생겼네요. 게다가 공군 대대장이네요?”
원작의 여주가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 직접 본 사람으로서 온서우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다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남자 친구 아닙니다. 오해예요.”
“아참, 저랑 같이 왔던 여자분 기억하시죠? 가게에 뭘 놓고 가서 다시 이쪽으로 왔는데 혹시 못 보셨어요?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서요.”
오전에 쇼핑하러 온 사람이 적었기에 판매원은 단번에 기억했다.
“아가씨랑 같이 왔던 그분? 당연히 봤죠. 두 사람이 같이 나갔잖아요. 안 그래도 혼자 다시 돌아와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여기서 옷 두어 벌 입어보고 바로 나가던데요?”
그 말을 들은 온서우는 표정이 굳어버렸다.
지갑을 찾았다면 시간이 걸린 걸 이해할 수 있지만 사람이 밖에서 기다리는 걸 뻔히 알면서 옷까지 입어봤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순간 걸어서 가자며 제안했던 지예슬의 모습이 떠올랐고 굳이 골목으로 끌고 간 그녀의 행동이 너무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지예슬도 은성에 온 지 얼마 안 됐으니 두 변태와 아는 사이일 가능성은 현저히 작다.
과연 모든 게 우연일까?
온서우가 심각한 표정을 짓자 옆에 있던 정서준이 무심하게 물었다.
“정말 친구 맞아?”
정서준도 이해가 안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기다리라고 해놓고 찾아오지는 못할망정 제일 상회에도 없었으니 진심으로 사귄 친구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상회는 그 골목으로부터 고작 1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온서우는 단번에 정서준의 말뜻을 알아챘다. 여우를 식별하는 능력이 탁월한 정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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