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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옷을 꺼내자마자 등 뒤에서 김신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지 마!” 원유희는 그 소리에 짜증이 치밀어 올라 눈살을 찌푸렸지만 최대한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 “하기 싫다고 했잖아.”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자고 가.” 차갑게 내뱉은 김신걸의 말에 원유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그를 바라봤다. 그런 그녀의 눈빛을 무시한 채 김신걸은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하지만 땅바닥에 고인 물자룩을 본 순간 그의 표정은 이내 어두워졌다. “바닥 깨끗이 닦아!” “싫어. 닦으려면 직접 닦든가.” 원유희는 잠옷을 소에 든 채로 버젓이 그의 곁을 지나쳐 욕실로 들어가더니 아예 문까지 걸어 잠갔다. 그 순간 김신걸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 하지만 원유희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바닥의 물기는 이미 깨끗하게 닦였다. ‘김신걸이 직접 바닥을 닦았다고?’ 그 시각 김신걸은 잠옷 차림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 그녀를 차갑게 바라봤다. 오피스텔 내에는 욕실만 3개가 있었는데 보아하니 그녀보다 먼저 샤워를 끝낸 모습이었다. 당연히 방도 여러 개 있었지만 원유희가 혼자 방 하나를 차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가 침대에 기어 올라가는 자세로 한쪽 다리를 바닥에 붙이고 있는 그때 김신걸이 그녀의 등 뒤에서 그녀를 내리눌렀다. “아! 오늘 건드리지 않는다고 했잖아…….” “내가 건드리는 게 그렇게 싫어? 응?” 김신걸은 말하면서 원유희의 귀를 짓씹었다. 갑자기 전해지는 통증에 원유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놔…….” “알았어. 그냥 이대로 자자.” 김신걸은 끝내 타협하더니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얌전히 굴었다. 그러자 원유희는 김신걸 옆 정해진 위치에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심지어 저항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아까보다는 충분히 괜찮아졌으니까. 그러면서 윤설 일은 천천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그날 김신걸은 한밤중에 깨어나 욕실로 향하더니 찬물 샤워를 했다. 그 때문에 원유희도 깨어났지만 이내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서야 김신걸의 낯빛이 어제보다도 더 어둡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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