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궁중 연회의 화려한 장식은 눈부시게 빛났고 모두 노래와 춤으로 태평성세를 찬미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시끌벅적했지만, 낙청연은 혼자 앉아서 궁중 연회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헌데 갑자기 화려한 옷을 입은 궁녀가 술 한 주전자를 가져왔다.
“왕비, 태후께서 하사하신 청계냥(清桂釀)입니다.” 금서(錦書)는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고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낙청연은 흠칫 놀랐다. 이분은 태후의 곁에서 시중드는 궁녀, 금서였다. “태후께 감사드립니다.”
금서는 살짝 인사를 건네고 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모두 보고 있었다.
옆에서 있던 사람들이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다. “보아하니 태후는 낙청연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대신 혼인한 중죄도 벌을 안 내리셨겠지요. 이제 보니 배후에 태후가 뒷받침해주는군요!”
낙청연의 눈빛은 차가웠고 표정은 평온했다.
대신 혼인해서 그녀가 치른 대가를 그녀들이 어찌 상상이나 하겠는가?
의자에 앉아있던 부진환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는 낙청연을 주시하더니 심오한 눈빛으로 술 한잔을 들더니 단숨에 마셔버렸다. 눈에는 분노가 들끓었다.
마침내 연회가 끝나고, 낙청연은 일어서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떠나려던 찰나 금서가 다가왔다. “왕비, 발걸음을 멈춰주세요!”
금서는 활짝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했다: “태후께서 오늘 왕비가 음식을 별로 드시지 않으셨다고 아무래도 궁중 연회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신 모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태후께서 특별히 간단한 요리를 준비하셨다고 왕비를 수희궁(壽喜宮)으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이따가 태후께서 사람을 시켜 왕비를 섭정왕부까지 모셔드린답니다.”
듣고 있던 주위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금서 고고(姑姑)는 태후의 곁에서 시중드는 궁녀이다. 그녀는 수희궁의 대소사를 장관하고 있었고 평시 교만하고 콧대가 높아 황상(皇上)을 대할 때도 이토록 친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낙청연을 대하는 태도는 남달랐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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