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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그녀는 차갑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비난했다.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심오하고 고요하던 그의 눈에는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부진환은 자신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분명 잘못한 사람은 그녀인데 왜 이토록 떳떳한가? 또 왜 하는 말마다 이유가 충분하단 말인가! 마치 잘못은 그가 한 것 처럼! 아마도 이것이 바로 이 여인의 완강함인 것 같다! 하긴 대신 혼인한 것도 떳떳하지 않았던가? 여기까지 생각하니 그의 마음은 다시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 “억지 부리지 마라! 본왕은 너와 협력한다고 했으나 그렇다고 이것이 네가 방종할 수 있는 이유는 아니다!” “다시 또 말썽을 피우면 그때는 사정없이 너를 섭정왕부에서 내쫓을 것이다!” 낙청연이 시집온 뒤로 항상 조용하던 섭정왕부는 사건들이 줄줄이 터졌다. 그녀가 다시 말썽을 피우면 그는 절대로 그녀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부진환의 말을 듣고 그녀의 가슴은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몸의 통증으로 그녀는 땀에 흠뻑 젖었고 이미 말할 힘조차 없었다. 그저 죽도록 이를 악물고 좀처럼 약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억척스럽게 버텼다. 부진환은 그녀의 억척스러움을 느꼈다. 무슨 영문인지 그녀가 승상부에서 가법을 당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순간 마음은 복잡해졌다. 그는 아예 소매를 털고 방으로 들어가서 방문을 닫아 버렸다. 하지만 밖에서 나는 곤장 소리에 마음이 어지러워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초조함이었다. 매질을하는 소리는 마침내 멈췄다. 이제야 그의 마음은 조금 평온해졌다. “왕야, 20대 끝났습니다!” 문밖에서 시위가 보고했다. “모셔다드려라.” 부진환의 어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 낙청연은 들것에 누워서 실려 갔다. 그녀는 긴 걸상에 기절하여 의식을 잃고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등 어멈은 실려오는 낙청연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왕비!” 그녀는 초조한 마음으로 뒤를 따라서 정원으로 돌아갔다. 낙청연을 침대에 눕혀 놓고 시위는 나갔다. 지초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녀는 슬피 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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