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대립
당당한 서진혁의 말투에 나는 속이 울렁거렸다. 나는 의류 공자의 책임자와 미팅을 하고 있는 장민혁을 힐끗 쳐다보고 과감히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장민혁은 내 얼굴에 나타난 미묘한 변화를 금세 발견하고 말았다.
의류 공장에서 나온 후, 장민혁은 나한테 따뜻한 차 한 잔을 타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선배,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안 좋아 보여.”
그러더니 순간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설마 서진혁 그 자식 때문에 그래?”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 말에 장민혁은 순식각에 버럭 화를 냈다.
“저 쓰레기 같은 자식. 왜 아직까지 선배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인 거야? 괜찮아. 내가 한 대 손 봐줄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순간, 마음속에는 따뜻한 기운이 솟아올랐다.
전생에, 내 마음속에는 서진혁만 있었고 오직 서진혁만 눈에 보였었다. 그래서 나는 사업을 소홀히 했을 뿐만 아니라, 비바람을 겪은 친구들도 전부 나몰라라 했었다. 그렇게 죽는 순간까지 그들과 한 번도 만나지 못했었다.
그런데 현재 친구들의 이런 관심을 받으니 마음속이 아주 따뜻해졌다.
“아마 지금 쯤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난 일부러 서진혁의 전화를 끊은 것이다. 내가 서진혁을 찾으러 가든, 서진혁이 나를 찾아오든 만나야하는 건 똑같으니까. 게다가 우리 집 앞으로 찾아와 나를 귀찮게 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협박은 나한테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나다를까, 나와 장민혁이 막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문 앞에 기댄 채 나를 기다리고 있는 서진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장민혁을 발견하고, 그는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졌다. 그러더니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경멸에 가득 찬 눈빛을 보냈다.
“정말 난잡하기 그지없군. 차도준 한 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이런 기생오라비 같은 남자를 더 찾은 거야? 내가 전에 널 만족시켜주지 못한 거 같군. 이렇게 남자를 여러 명 만나는 걸 보니.”
내가 말을 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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