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보답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동안, 나는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차도준은 이미 나를 대신해 모든 계획을 세웠었다. 평소대로라면 그의 호의에 감동해야 하는데, 현재는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앞으로 차도준이 나를 계속 도와준다면 나는 뭘 해야 할까? 그냥 앉아서 차도준의 도움을 받으면 되는 건가?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매번 위험에 처할 때마다 차도준에게 의지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본디 마음을 열고 의지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법이었다.
내가 정말 그에게 의지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나는 점점 그를 떠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나는 본능적으로 한발 물러서 차도준과 거리를 뒀다.
“차 대표님, 이번에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를 위해서 그랬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다음부터 무슨 일이 생기면 미리 말씀해 주세요. 그래야 저도 대표님의 도움을 받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건 대표님한테 너무 불리한 거 같아요.”
내 말에 차도준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마음속에서 밀려오는 감정을 억누르며 천천히 한마디 했다.
“이번에는 내가 경솔했어. 미안해. 하지만 걱정하지 마.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증거를 미리 알아본 것도 이 일이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어. 앞으로 반드시 네 선택을 존중할게.”
차도준이 이렇게 말하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이렇게 큰 도움을 줘서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 내가 옷을 직접 디자인해서 선물해 줄게.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옷 말이야. 어때?”
이것이 아마 내가 차도준에게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 말에 차도준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난 욕심이 많은 편이어서 말이야. 네가 디자인한 옷도 가지고 싶고 다른 것도 갖고 싶어. 내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
그 말에 나는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뭔데?”
차도준이 나를 이렇게 많이 도와줬으니, 그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도 당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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