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파렴치하기 그지없는 사람
순간, 마음속으로 어떠한 예감이 엄습했다.
우리 아빠는 못 오신 게 아니라, 그가 우리 아빠를 초대한 적이 없는 것이었다.
자리에 앉은 후, 장지훈은 꽤 다정하게 나한테 이 레스토랑의 신메뉴를 소개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동안, 난 정신이 딴데 팔려있어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듣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장지훈은 어느새 내 곁에 앉아 있었다.
“은하야. 네 아빠가 요즘 일하느라 바쁘다고 들었어. 그동안 투자 때문에 많이 급했을 것 같은데 이제 투자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말하는 동안, 장지훈은 내 의자 등받이에 아무렇게나 손을 걸치고 있었다.
난 곁눈질로 흘끗 쳐다봤다. 순간, 내 마음속은 그에 대한 반감과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알게 되었다. 그는 투자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이 기회를 빌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을.
나는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일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 모습에 나는 실눈을 뜨고 미소를 지으며 장지훈과 거리를 두었다. 그런 다음 계약서를 꺼내 그의 앞에 펼쳐 놓았다.
“아저씨, 구체적인 내용은 계약서에 적혀 있으니 한번 읽어보시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저한테 물어보세요.”
장지훈은 계약서를 집어들고 능청스럽게 쳐다보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계약상에는 아무 문제 없어. 이따가 식사를 마친 후에 사인할게.”
말을 마치고, 그는 또다시 내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이번에는 나를 훑어보는 그의 시선이 더욱 대담해졌다.
나는 참지 못하고 흰자위를 번뜩였다.
정말 멀쩡한 사람인 척하는 변태가 틀림이 없었다. 만약 계속 그와 한자리에 있는다면 정말 참지 못하고 토할 것 같았다.
이런 생각에 나는 미소를 짓는 척하며 장지훈에게 만년필을 건네주었다.
서둘러 사인을 받으려는데 장지훈은 곧바로 내 손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나는 잔뜩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싫은 티를 내며 물티슈를 꺼내 내 손등을 깨끗이 닦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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