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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나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연하윤에게 준 모든 물건은 전부 고심해서 고른 것이고, 모두 새것이었다. 그저 전에 연하윤에게 선물을 줄 때마다 연하윤은 너무 귀하다며 받기를 꺼렸기 때문에, 나중에 연하윤에게 선물을 줄 때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그 물건들의 가치를 가볍게 말했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서 자란 덕분에 연하윤의 안목으로 내가 준 물건이 얼마나 귀한지 그녀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하윤은 내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자신을 비하한다고 말했었다. 때문에 연하윤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그녀의 아픈 곳을 쿡쿡 찔러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내 말에 연하윤은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지만 이내 감정을 꾹 추슬렀다. 그때 현관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연준영이었다. 그는 연하윤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바로 한마디 했다. “연은하. 설마 또 하윤이를 괴롭힌 거야? 하윤이가 몸이 안 좋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넌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 그런데 왜 아직도 어릴 때처럼 철없이 행동하는 거야?” 연준영은 다짜고짜 아무런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호통을 쳤다. ‘내가 언제 연하윤을 괴롭혔다고 그래?’ 보아하니 연하윤은 연준영 앞에서 내 험담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오죽하면 어릴 적부터 항상 내 편이었던 친오빠마저 점점 커가면서 이렇게 매정하게 변할 수 있겠는가? 그는 그저 연하윤만 감싸줄 따름이었다. 그때, 연하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연준영에게 침착하라고 설득했었다. 하지만 조금 전에 나와 자기 사이에 있었던 일은 언급하지 않았었다. 그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의 대화를 끊고 연하윤이 손에 쥐고 있는 목걸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하윤이한테 목걸이를 선물한 것도 괴롭히는 것이 되는 거야? 오빠는 괴롭힘에 대한 정의가 정말 남다른 것 같아.” 내가 먼저 목걸이에 대해 언급하자 연하윤은 어쩔 수 없이 목걸이를 꺼내 보여주었다. “맞아요. 언니는 저한테 선물을 준 것뿐이에요. 정말 저를 괴롭히지 않았어요.” 연준영은 이 목걸이를 발견한 순간, 살짝 어리둥절했었다. 이 목걸이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목걸이를 연하윤에게 주었으니, 내가 연하윤에게 얼마나 잘해주는지 증명할 수 있었다. 그러자 연준영도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살짝 민망해했다. 나를 모함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사과하려 하지 않았다. “선물을 줬으면 줬다고 하면 되지, 그저 잘 설명하면 되는데 굳이 그런 말투로 말하면 오해하기 쉬워. 은하야. 너도 좀 부드러워지는 건 어때? 여자가 너무 강하게 나오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 네가 좀 상냥하게 굴었다면 연준영도…” 그러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말을 뚝 멈췄다. 그는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한숨을 쉬며 화제를 돌렸다. “됐어. 어쨌든 너는 어렸을 때부터 그래왔으니까 갑자기 고칠 수 없겠지. 서진혁이 너를 사랑하면 돼.” 그 말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서진혁이 나를 사랑한다고?’ 남자의 사랑에 대한 정의는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순간, 전생에 연준영의 모습이 떠올라 그를 바라보는 나의 눈빛도 갈수록 차가워졌다. 내가 늘 존경하던 오빠는 연하윤을 위해 나를 화재 현장에 버려두고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시 나는 그에게 완전히 실망했었다. 가족애는 무슨, 그건 벌써 그 불길과 함께 타버려서 잿더미로 변한 지 오래였다. 나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그를 외면한 채 위층으로 올라가며 한마디 했다. “은희 아주머니, 손님을 배웅하세요.” “은하야, 난 네 오빠야. 근데 이게 지금 무슨 태도야?” 그때, 아래층에서 불평이 들려왔지만 나는 그런 것을 신경 쓸 여를이 없었다. 나는 방에 돌아가 내 물건들을 모두 정리했다. 물건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아 보였지만, 정리해 보니 놀랍게도 상자가 여러 개 필요했었다. 운전기사에게 차에 짐을 옮겨달라고 부탁하고 직접 차를 몰고 서진혁과의 신혼집을 떠났다. 서진혁과 이혼하기로 결정했으니 당연히 이사를 가야 했다.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내가 먼저 떠나는 것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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