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심운봉은 강수연과 심지운한테 남아서 자라고 했고, 강수연은 거절할 이유가 마땅치 않아 하는 수없이 남았다.
본가에서 그녀는 당연히 심지운과 따로 잘 수 없었다. 안 그러면 심운봉이 무조건 뭔가 눈치챌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인은 진작에 방을 정리했고 디퓨저까지 켜놓았기에 강수연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은은한 향을 맡았다.
심씨 가문에서 이런 디퓨저가 수면을 돕는 효능이 있다면서 좋아했다.
강수연이 옷장을 열어 잠옷을 가지려고 했는데, 옷장에 모두 가벼운 실크 잠옷 치마가 있는 걸 보았다. 혼자 자면 괜찮았지만 심지운이 조금 이따 오기에 너무 적게 입고 그와 같은 방에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기에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무릎까지 오는 잠옷 치마를 골라 욕실로 갔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심지운이 돌아왔는데 낯빛이 안 좋았다.
강수연은 거울에 앉아 스킨을 바르며 그를 힐끗 보고 물었다.
"아버님이 뭐라 하셨는데 낯빛이 이렇게 안 좋은 거야?"
심지운이 고개를 들어 그녀의 새하얀 볼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별거 아니야."
그가 말하고 싶지 않아 하자 그녀도 더 묻지 않고는 계속 얼굴에 에센스를 바르기 시작했다.
심지운은 그녀를 한참 보며 망설이더니 결국 아무 말하지 않고 샤워하러 갔다.
준비를 모두 마친 그녀는 침대에 올라 왼쪽에 누웠다.
아직 아홉 시도 되지 않았기에 그녀는 누워서 휴대폰으로 운전 시험 문제집을 보았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리더니, 심지운이 샤워를 마치고 하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나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침대에 돌아누워있는 강수연을 발견했다. 방이 따뜻해서 그녀는 이불을 덮지 않았다. 잠옷 치마가 위로 조금 올라가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와 눈부시게 하얀 발이 드러나 있었다.
심지운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발을 빤히 바라보았고 침을 꿀꺽 삼켰다.
머릿속에서 갑자기 그녀의 발이 작아서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수연은 그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심지운은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피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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