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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저녁, 강수연이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마침 육지민한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육지민의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면접 어떻게 됐어? 자신 있어?" 강수연은 입술을 오므렸다. 원래는 90% 확신이 있었는데 민하정을 만나고 나서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녀는 민하정을 잘 알았기에, 아마 일이 그릇될 것 같았다. 강수연은 이 일을 육지민한테 말하지 않았고 애매하게 답했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러고는 주제를 돌렸다. "참, 잘 아는 중개인 있어? 먼저 집부터 구해줘." 그녀가 언젠간 취직해야 했기에 계속 호텔에서 살 수 없었다. 육지민이 말했다. "나 경윤성 백과사전이야, 집은 나한테 맡겨, 네가 원하는 조건만 말해주면 무조건 찾을 수 있어, 넌 안심하고 일 구해, 다른 건 걱정하지 마." 강수연은 마음이 따뜻해 났다. "지민아, 고마워." "별거 아니야." 육지민은 정말 대단했다. 그녀가 구한 방이 강수연한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튿날 아침, 강수연은 바로 좋은 소식을 들었다. "자기야, 내가 친구한테 부탁해서 고급 아파트 구했어, 들어가기만 하면 돼, 지금 바로 가면 돼." 강수연은 아주 놀라웠다. 그녀는 육지민이 이렇게 빠를 줄 생각도 못했다. "그래, 조금 이따 바로 갈게." 그녀는 짐이 캐리어 하나였기에 이삿짐 센트를 부를 필요가 없었고 바로 가면 되었다. 육지민은 환하게 웃었다. "친구가 그러는데, 그 오피스텔에 모두 능력 있는 젊은 청년들이 산대, 네가 이혼하고 나서, 어쩌면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수도 있어." 강수연은 헛웃음 쳤다. "새로운 연애는 무슨, 난 지금 그냥 일만 하고 싶어, 남자한테 관심 없어, 남자는 믿을 게 안 돼." 육지민도 그 말에 공감했다. "맞아, 남자는 믿을 게 안 돼, 하지만 마음에 남자가 없는 건 괜찮지만, 곁에도 없으면 안 되지. 한창인 나이인데, 제대로 풀지 않으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올 거야." 세상에, 이게 다 무슨 소리래! 전화를 끊고 나서 강수연은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청하음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서 아파트 집사한테 연락했기에 집사가 문 앞에서 그녀를 마중했고 그녀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강수연은 방에서 한 바퀴 돌았는데 집이 확실히 좋았다. 빛도 잘 들어오고 베란다에서 경윤성의 강이 모두 한눈에 보였기에 경치가 아주 돌았다. 강수연은 아주 만족하고는 바로 사인했다. "편하게 쉬십시오, 문제가 있으면 저희한테 연락하시면 됩니다." 집사가 환하게 웃으며 뒤돌아 떠났다. 그냥 들어가면 되긴 했고, 방에 준비된 침구류나 주방용품은 모두 기본으로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강수연이 피부가 예민해 쉽게 알레르기가 올라오는 탓에, 제공된 물건들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녀는 결국 자주 쓰는 생활용품을 사러 슈퍼마켓에 가기로 했다. 장을 다 보고 집에 돌아오니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그녀는 손에 두 손 가득 물건을 들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문득, 눈에 커다란 남성의 실루엣이 스쳐 지나갔다... 익숙한 향이 풍겨와 강수연이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돌렸는데 남자의 조각 같은 옆모습이 보이자 멍해졌다. "윤호진, 네가 왜 여기 있어?!" 윤호진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힐끗 보고는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남자가 먼저 들어갔고 강수연은 힘겹게 물건을 들고 따라 들어갔다. "이혼 사건에 관해 얘기하려고 온 거야?" 강수연은 물건을 바닥에 내려놓았고 의아한 눈빛으로 윤호진을 바라보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오늘 방금 이사 왔는데 윤호진이 내가 여기 사는 걸 어떻게 알았지? 윤호진은 여전히 도도하게 답했다. "퇴근 시간이야, 일 얘기 안 해." 강수연은 더 의아했다. "그럼 여기 왜 왔는데?" 그녀의 멍청한 말에 윤호진은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강수연은 입을 삐죽거렸다. 저게 무슨 눈빛이야? 그때, 그녀가 누른 층수에 도착했다. 그녀가 물건을 들고나가려고 하는데, 옆에 있던 남자가 이미 그녀를 지나 성큼성큼 엘리베이터를 나갔다. 그러더니 윤호진이 카드를 꺼내 그녀의 옆집 문을 여는 걸 보았다. 강수연은 멍해져서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너도 여기 살아?" 윤호진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차가운 소리만 들려왔다. "불만 있어?" 그러고는 집에 들어갔다. 강수연은 그대로 멍하니 굳어버렸다. 그래서 방금 윤호진이 층수를 누르지 않고, 바보를 바라보듯 날 바라본 거였어, 여기 사는 거였어. 윤호진이랑 무슨 악연이라도 있는 거야? 집을 구해도 어쩌면 옆집에 갈 수 있지? 펑하는 소리와 함께 옆집 문이 닫혔다. 그녀는 감정을 누르고 물건을 들고 집으로 갔다. 집을 나서기 전에 청소부가 이미 집안을 깨끗이 청소했기에 그녀는 사 온 물건을 장 정리했다. 새로 산 가마는 내일이 되어야 쓸 수 있었기에 그녀는 간단하게 면을 끓였다. 저녁을 먹고 나서 그녀는 베란다에 풍경을 보러 갔다. 밤하늘이 비친 청하강은 마치 반짝이는 비단처럼 일렁였는데 정말 예뻤다. 그녀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갑자기 낯선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강수연 씨 맞으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 수연 씨 면접을 봤던 부서 팀장 정택운입니다." 난간을 잡고 있던 강수연은 손에 힘을 주었다. "면접 결과를 알려주려고 연락하셨어요?" "네, 아쉽게도 채용되지 않았습니다." 강수연은 입술을 깨물었고 눈빛에 실망이 역력했다. 예상했었지만 직접 들으니 정말 속상했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이유를 물었다. "이유를 알려줄 수 있을까요?" 정택운이 말했다. "3년 간 공백기 었고, 일한 경험이 없어서 회사 규정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정 팀장님, 그때 규정은 정해져 있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인재는 규정에 제한받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강수연은 에돌려 말했다. "제가 채용되지 않은 게, 정말 3년 동안의 공백기 때문인가요?" 수화기 너머로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회사 규정을 깨트릴 수 없습니다." 강수연은 끊어버린 통화 화면을 보며 복잡한 마음을 안고 거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통화를 하느라 옆 베란다에 서 있는 훤칠한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강수연의 통화를 들은 윤호진의 얼굴에는 깨달음이 가득했다. 그날 헌터에 면접 보러 간 거였네. ... 헌터에 채용되지 않았기에 강수연은 다시 직장을 구해야 했다. 지금은 취업 상황이 안 좋았고 경제상황이 안 좋아, 직장을 구하기 정말 힘들었다. 그녀가 능력이 있어도 3년 동안 공백기 었기에 그녀가 관련 경험이 없자 회사들은 면접 기회도 주지 않았다. 가끔 면접 보는 건, 모두 겉만 번지르르하고 전혀 상관없는 직장이었다. 그녀가 예뻐서 갑자기 그녀한테 비서 하라는 회사도 있었다. 강수연은 멍청하지 않았기에, 말이 비서지, 무슨 신분으로 일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 거절했었다. 하루종일 일자리를 구했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마지막 회사에서 면접을 보고 나왔는데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이라 택시가 잡히지 않았기에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몇 백 미터 떨어져 있는 집으로 뛰어가야 했다. 위에 입은 하얀색셔츠가 모두 젖었다. 제일 비참한 그 순간에 하필 1층에서 심지운을 만났다. 그녀의 꼴을 보자 심지운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정장 겉옷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쳤다. 강수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은 3월이라 비가 오면 온도가 10도 정도밖에 안 되었기에 정말 추웠다. "무슨 일 있어?" 그녀가 묻자 심지운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가 매주마다 아빠 보러 가는 거 잊지 말라고 말해주러 왔어." 심운봉이 병에 걸렸고 점점 몸이 안 좋아져서, 계속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매주 금요일이면 강수연과 심지운이 같이 문안하러 갔었다. 강수연은 잊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금요일이 나 데리러 와." 젖은 셔츠가 몸에 달라붙어 그녀는 온몸이 차가워나서 자기도 모르게 재채기를 했다. 심지운은 미간을 찌푸리고 손수건을 꺼내 본능적으로 그녀의 얼굴에 있는 빗물을 닦아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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