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강수연은 주스를 마시고 있었고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는 미간을 더 세게 찌푸렸다.
마연준도 맞장구쳤다.
"언제 했는데, 가벼운 거야 아니면 딥키스야?"
민하정은 얼굴이 새빨개져서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
"아니, 이건 두 번째 질문이잖아, 못 알려줘."
다들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그녀와 윤호진을 훑어보았다.
누군가 농담하듯 말했다.
"하정이가 대학교 다니기 전에 모태솔로라고 들었어, 윤 변호사랑 처음인 가 보네, 책임져야 해."
[처음]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기에 다들 바로 알아챘다.
다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애매한 사이로 오랫동안 지냈기에 관계를 안 맺었다는 걸 믿지 않았다.
강수연은 눈빛이 어두워졌고 입꼬리를 올리고 비웃었다.
그랬겠지, 5년 전에 바로 뒹굴었잖아, 그것도 헤어진 지 일주일도 안 돼서 말이야.
윤호진은 묵묵히 술을 마셨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로 게임이 시작되었다.
"어머, 이번엔 강수연이 숫자가 제일 작네!"
또 재미있는 구경을 하게 되자 다들 눈을 반짝였다.
강수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진실 선택할게."
마연준이 바로 물었다.
"그때 왜 호진이랑 헤어지고 사라진 건데?"
마치 전에 외웠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웠다.
강수연은 미소를 지으며 서서히 술잔을 들었다.
"벌주 할게."
그녀가 마시려고 하는데, 윤호진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고 귓가에서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보드카야, 너 알레르기 있어서 마시면 안 돼."
강수연은 고개를 돌려 놀랐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있을 줄 몰랐다.
그녀는 알레르기가 너무 많아서 자기도 잘 기억하지 못했다.
"보드카 알레르기 있구나, 그럼 와인..."
마연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호진이 느긋하게 말했다.
"백주로 바꿔, 도수도 비슷하고 다른 사람한테 공평하잖아."
무색의 술이 강수연의 앞에 놓였다.
강수연은 할 말을 잃었다.
윤호진은 역시 개자식이야, 내가 잘되는 꼴을 못 봐!"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고맙네."
윤호진도 미소를 지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