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강수연은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쿵쾅거렸고, 그날의 일이 생각나 귀가 새빨개져서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그날 밤은 정말 사고였어! 시어머니가 내 술에 약 탔어, 내가 제정신이었다면 절대 그렇게 안 했을 거야!"
그러고는 억울해하며 말했다.
"시어머니가 그날밤 CCTV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어, 내 약점으로 쓸지도 모르겠어."
윤호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날 밤... 내가 오해한 거네.
그는 잠깐 침묵하고는 바로 거리를 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걱정 마, 그날밤 너 건드리지 않았어."
그 말을 듣자 강수연은 깜짝 놀랐다.
"뭐? 안 했..."
그녀의 반응을 보자 윤호진은 입꼬리를 올리고 비웃었다.
"왜, 안 했다니까 실망했어?"
강수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가 부정하려는데, 남자의 도도하고도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끝난 사이잖아, 나 윤호진이 아무리 정신 나갔어도, 전 여자 친구랑 관계 안 맺어."
그러고는 성큼성큼 안방으로 걸어갔다.
"다 하고 테이블에 놓고, 우리 집에서 나가."
강수연은 냉담한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날밤...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야. 그녀는 더는 윤호진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생각들을 모두 접고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냉장고에는 식재료들이 별로 없었다. 그저 면 한 줌과 계란 한 판이 있었다.
그녀는 계란을 풀어 면을 끓였고, 윤호진이 다쳤기 때문에 집에서 채소를 몇 개 가져와 데쳐서 그릇에 담았다. 이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영양이 균형 잡힌 한 그릇의 면이 완성되었다.
"다 됐어, 따뜻할 때 먹어."
그러고는 가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방의 문이 열렸고, 윤호진은 텅 빈 집을 보며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는 의자를 끌어내 앉아 면을 먹었다. 마지막에 국물까지 모두 마셔버렸다.
로폼 변호사들이 이 모습을 봤으면 분명 놀라 했을 것이다. 윤호진이... 면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런데 지금은 국물까지 마셔버렸기 때문이었다.
면이 너무 맛있어서가 아니라, 면을 끓여준 사람이 중요해서였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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