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이날 밤 강리나는 밤새 잠을 설쳤다.
본인이 임신하는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성시후가 혜성 그룹의 10% 지분을 챙기려고 그녀더러 강제로 아이를 낳으라고 했다. 심지어 하은지와 연합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병원에서 혼수상태로 계시는 엄마를 내세우며 그녀를 협박했다. 그러다가 실수로 그만 그녀의 엄마를 목 졸라 죽였고 하은지는 드디어 원하던 바를 이뤘다며 그녀 앞에서 한껏 우쭐거렸다. 게다가 강리나를 혜성 그룹 옥상에서 밀어 던지려고까지 했다.
강리나는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도통 나오지 않았다.
하은지한테 밀려서 66층에서 떨어진 순간 살려달라는 비명도 끝내 입 밖을 뚫고 나왔다.
그녀는 놀라서 잠이 확 깼다.
익숙한 천장을 바라보며 마음을 진정시킨 후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는데 뜻밖에도 큰 재앙을 겪고 살아남은 듯한 느낌이 들면서 천만다행이라고 되뇌었다.
그녀 옆엔 아무도 없었다.
무심코 베개를 만져보았더니 온기가 남아있었다.
어젯밤에 성시후가 집으로 돌아왔나 보다.
끼익.
이때 침실 문이 열리고 성시후가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관심 조로 물었다.
“왜 그래?”
“아니에요.”
강리나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작은 얼굴은 여전히 사색이 되었고 말하는 말투도 전처럼 차분하진 않았다.
성시후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악몽 꿨어?”
이때 강리나가 그를 홱 뿌리치고 이불을 젖히며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슬리퍼도 안 챙겨 신고 곧장 화장실에 들어갔다.
성시후의 안색이 잔뜩 일그러졌다.
그도 바보가 아니니 강리나가 지금 그의 터치를 꺼리는 걸 잘 알고 있다.
다만 성시후도 인내심 있게 대처했다. 그는 일단 허리를 숙이고 그녀의 신발을 챙겨서 욕실 문 앞까지 쫓아간 후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강리나는 걸음을 멈췄고 이어서 성시후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채 그녀에게 신발을 신겨주었다.
강리나는 그에게 발목이 잡히는 순간 무심코 동공이 확대되고 꼭 마치 마음속 가장 연약한 곳을 건드린 것처럼 나른해졌다.
그녀는 이런 느낌을 이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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