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장
덜컥하고 문이 닫힌 후 온 세상이 고요해졌다.
강리나는 수저를 내려놓고 남은 음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가영 아파트.
성시후가 초인종을 누르자 하은지가 곧바로 달려와 문을 열었다.
실내에 조명이 환하게 비췄다.
성시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정전이라며?”
하은지가 웃으며 답했다.
“네가 올 때 관리실에 또 전화해봤는데 이번엔 받더라고. 알고 보니 트립이 됐다며 밀어 올리면 된다네.”
남자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래. 별일 없으면 이만 간다.”
돌아선 순간 하은지가 그의 팔을 덥석 잡아당겼다.
성시후는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쳐다봤다.
“왜 또?”
하은지는 여전히 그의 손을 잡은 채 말을 이었다.
“너한테 할 얘기 있어. 잠깐 들어오면 안 돼?”
성시후는 잡힌 손목을 빼내며 답했다.
“알았어.”
거실에서 하은지가 성시후에게 물을 한 잔 따랐다.
“앞서 미국 가서 이혼할 때 육민우가 나중에 때 되면 민우 그룹 상장 축하연을 연다고 하던데 너도 민우 그룹 주주 중 한 명으로서 참석할 거지? 그때 가서 네 파트너 하고 싶은데 그래도 돼?”
성시후가 미간을 살짝 구겼다.
“은지야, 너 나중에 연예인 하고 싶으면 나랑 선 긋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유부남이라는 소식이 퍼지기만 하면 네 커리어에도 엄청난 타격이 돼. 알잖아, 이 사회가 원래 여자한테 더 각박한 거.”
“난 상관없어. 단지 육민우에게 보여주고 싶을 뿐이야. 걔 없이도 충분히 화려하게 살고 있다고 말이야.”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하은지는 속상한 듯 눈시울이 빨개졌다.
“분명 걔가 바람피운 건데 결국 본인은 쏙 빠져나가고 소송도 피해 보지 않았잖아. 게다가 회사까지 순조롭게 상장한다는데 피해자인 내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여야만 갰어? 내가 속이 내키겠냐고?”
성시후는 연약하고 의지할 데 없는 하은지의 모습을 보더니 불쑥 짜증이 밀려왔다.
방금 집밖에 나설 때 전혀 신경 쓰지 않던 강리나의 모습과 지금 이미 이혼 선고한 판에 꼬치꼬치 따지는 하은지를 보고 있자니 너무나도 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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