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주정만은 몹시 분노하다 비난의 화살을 주아린에게로 돌렸다.
“너 그래서 연서를 내버려둔 거냐? 언니가 돼서? 세상에 너 같은 언니가 어딨어? 연서가 털끝 하나 다치기라도….”
주정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아린은 이미 통화를 끊은 뒤 아예 주정만의 번호를 차단까지 하며 앞으로는 다시 왕래를 하지 않을 심산이었다. 그리고 주연서의 생사는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재수 없게 남서희를 마주하게 된 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주연서가 어떻게 될지는 주연서가 그 다이아반지를 “가져갔는지”에 달렸다.
주아린은 스스로를 챙기기도 힘들었다. 입덧이 너무 심해 작업실에서도 조미연에게 딱 들킨 적이 있었다. 도무지 참을 수 없었던 그녀를 조미연은 속이 안 좋은 줄로 알고 약까지 시켜주었다.
먹을 수는 없었던 탓에 주아린은 핑계를 대고 대충 얼버무렸다.
되레 임수지가 작업실에 오는 빈도가 잦아졌다. 일 이야기를 할 때면 주아린은 내내 미간을 찌푸린 채 꾹 참았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어 임수지는 이상한 그녀의 상태를 빠르게 알아채고는 물었다.
“어디 불편해요? 얼굴이 왜 이렇게 창백해요?”
주아린은 아무 말 없이 입을 막은 채 화장실을 가리킨 뒤 곧바로 화장실로 가 문을 닫았다. 수도꼭지를 튼 뒤에야 그는 한참 동안 헛구역질을 했다.
그러다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임수지는 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을 가리키며 말했다.
“휴대폰이 계속 울리던데, 좀 괜찮아졌어요?”
“네, 많이 나아졌어요. 고마워요.”
휴대폰을 든 주아린은 전화를 받았다. 너머에서 뜬금없이 진해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지금 허진우와 연관 있는 그 어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의 기사인 진해철도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진해철은 친근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주아린 씨, 접니다. 진해철이요.”
“무슨 일이시죠?”
주아린의 목소리에는 한기가 서려 있는 것이 차갑기 그지없었다.
“시간 있으신가요?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요.”
진해철은 공손하게 그녀를 향해 예의를 다 했다.
“없어요.”
“…없으셔도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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