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겨우 그거였어요?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재하 씨, 고마워요.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태성 씨한테는 내가 보내서 왔다고 하지 마세요.”
“네, 얘기 안 할게요.”
육재하는 부탁하는 온채원의 말투에 마음이 먹먹했다.
‘형한테 그런 대접을 받고도 형의 상처를 걱정하다니.’
육재하는 참지 못하고 박태성 대신 해명했다.
“채원 씨, 오늘 일 때문에 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도민지가 어렸을 때 형을 구해줬는데 사고가 나서 병이 심해졌어요. 형은 그 여자가 잘못될까 봐 먼저 구한 거예요.”
온채원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네, 알아요. 속 안 상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육재하는 우울한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육재하는 시답잖은 말을 꺼냈다.
“참, 채원 씨 몇살이에요? 고등학교 졸업했다고 들었는데 성인 됐어요? 이렇게 형이랑 결혼하면...”
차마 온채원이 듣기 힘들어할까 봐 감히 형수님이라고 부르지도 못했다.
온채원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지난달에 만으로 스무 살 됐어요. 어릴 때 돈이 없어서 2년 늦게 학교에 다녔어요.”
육재하는 가슴이 철렁했다. 매번 온채원과 얘기를 나눌 때마다 자신과 형을 욕하고 싶었다.
한때 학비조차 마련하지 못했던 여자를 미친 형은 계산적인 여자라고 생각하다니.
지금 당장 가서 정신 차리게 해줘야겠다.
...
온채원은 전화 통화를 마친 뒤 잠이 들었고 아침 6시에 상쾌한 기운으로 일어났다.
씻고 일어나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온채원은 휴대폰에 연락처가 많지 않았기에 이른 아침에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조금 당황스러웠다.
전화를 확인하니 교장 선생님이었다.
온채원의 심장이 철렁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교장이 학교를 포기할 생각이라고 얘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지금 그녀에게 전화를 걸자 온채원의 마음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받았다.
“교장 선생님.”
반대편에서 늙고 지친 목소리가 들렸다.
“채원아, 학교 정말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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