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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박태성은 오후에 회사로 출근했다. 온채원은 원래 며칠간 휴가를 내고 박태성을 돌보기로 했었지만 이제 돌봐야 할 사람이 집을 나서자 그녀는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다. 마음은 조금 울적했지만 박태성 앞에서는 그 감정을 감추고 있었다. 그의 등에 난 상처가 이미 그녀에게 많은 양보를 하게 만들었다. 온채원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뭔가 할 일을 찾아 주의를 분산시키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어제 잊고 있던 일이 생각났다. 그녀는 오래된 핸드폰을 꺼내 이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제 이정훈이 자신에게 일을 소개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는 온채원을 유인하려고 심지어 전화번호까지 주었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짜증 가득한 이정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이정훈 씨, 전 온채원이에요. 어제 약속한 일 때문에 전화했어요.” 이정훈은 순간 멍해졌다. ‘나한테 감히 전화를 해? 이거 배짱 있는 여자네? 어이가 없군.’ 그는 비웃으며 말했다. “정말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 일 소개를 해달라고요? 어제 그렇게 해놓고 감히 날 찾아온 거예요?” 그 몇 명 중 제일 배짱이 두둑한 사람인 이정훈은 오늘에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그럼에도 온채원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다. 온채원은 차분하게 말했다. “왜 못 하죠? 할 일은 할 일이고 이정훈 씨가 나를 괴롭혔으니 나는 때릴 수 있지만 약속한 일은 지켜야죠.” 이정훈은 그 말을 듣고 황당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좋아요. 정말 그렇게 용기 있는 거면 지금 당장 골드 빌리지로 나 찾으러 와요.” 겁낼 이유가 없었던 온채원은 작은 천 가방을 메고 바로 집을 나서서는 골드 빌리지가 어디인지 물어보고 찾아갔다.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왜 그곳이 골드 빌리지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그곳은 말 그대로 금빛 찬란하고 화려했다. 성처럼 생긴 유럽식 건물과 활짝 열린 대문, 그리고 그 옆에 있는 푸른 수영장이 보였다. 이정훈은 수영장 옆에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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