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십여 일의 시간이 어떻게 십여 년을 이길 수 있을까?
도민지는 자신이 오아시스 빌리지의 반쪽 주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정훈과 그의 친구들 또한 박태성과 도민지가 한 쌍이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온채원 본인은 그저 산골에서 온 아무것도 모르는 촌뜨기일 뿐이었다.
만약 박태성이 도민지를 좋아한다면 그녀는 차라리 박민철에게 이혼 이야기를 꺼내 그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어제 분명 나한테 한번 부부로서 잘 해보자고 했잖아... 왜 도민지 씨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지?’
온채원의 마음은 점점 더 답답해졌다.
식탁을 정리하고 난 후 그녀는 설거지조차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방으로 향했다.
그때 육재하가 그녀를 불러 세우며 물었다.
“형수님, 어디 가는 거예요?”
온채원은 그제야 육재하가 아직 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손님을 두고 자리를 떠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자서 좀 쉬고 싶어서요. 정신이 좀 흐릿하네요.”
육재하는 속으로 생각했다.
‘잠을 못 잤다기보다는 아예 한숨도 못 잔 것 같은데...'
그는 그녀를 위로하려고 했으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말을 아꼈다.
결국 육재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편히 쉬세요. 저 먼저 갈게요.”
“네. 조심해서 가요.”
그렇게 육재하는 곧 자리를 떠났다.
‘아, 이런 일은 그냥 형이 알아서 처리하게 두는 게 낫겠군.’
역시 편하게 살려면 여자를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육재하는 고개를 저었다.
집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온채원은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 문을 열었을 때 비어 있는 방을 보고 멍해졌다.
그녀는 자신이 2층에 있는 박태성의 방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당황한 온채원은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소파에 누워 이불을 끌어당겨 덮은 채 그녀의 머릿속은 어지럽게 돌아갔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박태성과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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