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온채원은 문득 반격하려던 그녀에게 사과를 요구하던 박태성을 떠올렸다. 지금의 그는 먼저 반격하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한참 지난 후에야 간신히 대답할 수 있었다. “네.” 아마도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녀는 눈을 꼭 감았다. 그럼에도 속눈썹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박태성은 몰랐다. 지금 다시 집에 돌아가서 함께 지내자고 하면, 그녀는 기꺼이 허락했을 것이다. 그는 아직도 온채원이 자신에게 충분히 의지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에게는 더 이상 연기할 인내심이 없었다. 코끝을 맴도는 은은한 향기가 좋은 동시에 그녀를 더 확실하게 소유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박태성은 품에 안긴 온채원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눈을 감고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육재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준비해.] 육재하는 마치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메시지를 받자마자 답장을 보내왔다. [형, 정말 그렇게 할 거예요? 저는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요. 여자는 천천히 길들이는 게 좋잖아요. 이건 조금 위험해 보여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바로 준비해.] [알겠어요. 하지만 꼭 조심해요, 형.] [응.] 박태성은 핸드폰을 끄고 다시 온채원을 바라봤다. 그녀는 그의 외투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나른하게 안겨 있었다. 차 안은 조용했고, 차는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급정거하는 소리가 들렸다. 쿵! 평소라면 온채원은 상황에 빠르게 반응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신이 흐릿한 상태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몰랐다. 다음 순간, 박태성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몸을 돌렸다. 온채원은 의자와 박태성 사이에 파묻혔다. 그의 품 안에 완전히 감싸인 채, 그녀는 주변의 거대한 충돌 소리도, 창문 유리가 깨지는 소리도,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모든 것이 박태성의 등으로 가로막혔다. 온채원은 마침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박태성의 옷깃을 붙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