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서강호는 고개를 돌려 이정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엔 여유로운 미소가 떠올랐지만,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좋아. 한 번 해보자.”
송연아는 그의 곁에서 조용히 술잔을 채우고 있었고 임지헌은 이정호에게 술을 따라줬다.
두 사람은 잔을 주고받으며 금세 한 병을 비웠다.
송연아는 문득 서강호가 예전에 술을 좋아하지 않고 술에도 강하지 않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래서인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강호 씨, 그만 마셔요.”
서강호는 빈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오늘은 제가 이 녀석을 술로 자빠뜨릴 겁니다.”
“누가 자빠질지는 끝까지 가봐야 알지!”
이정호는 송연아가 서강호에게 다정히 속삭이는 모습을 보며 더 화가 난 듯 잔을 높이 들었다.
두 사람은 다시 한 병씩 열어 마시기 시작했다. 이정호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의자에서 미끄러지듯 흘러내렸다.
“더 가져와! 오늘 끝까지 마셔야겠다!”
임지헌이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호야, 이제 그만해. 너 진짜 쓰러지겠다.”
“놔! 방해하지 마!”
이정호는 손을 뿌리치며 송연아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외쳤다.
“송연아! 여기 와! 내 옆에 앉아!”
송연아는 그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짧게 대꾸했다.
“그 입 좀 다물어.”
이정호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넌 내 여자였잖아! 다른 놈 옆에 붙지 마!”
순간, 서강호는 아무 말 없이 술잔을 들어 이정호를 향해 던졌다. 술잔은 그의 얼굴을 스치며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방 안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강호 형!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허기태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서강호는 옆에 있던 의자를 발로 밀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 자식 못 본 사이에 입이 너무 더러워져서 참을 수가 없네.”
허기태는 송연아를 힐끗 보더니 이정호가 했던 말들이 떠올라 반박할 수 없었다.
서강호는 테이블 위에서 소주 한 병을 집어 들고 뚜껑을 열었다.
“정호야, 진짜 남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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