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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넌 그런 추잡스러운 일 할 사람이 아니야.” 육현아가 국수를 후루룩 빨아들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어때?” “음... 모르겠어... 느낌은 괜찮아.”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아직 만나본 적 없어.” 육현아가 송연아에게 엄지를 척 내밀었다. “아직 결혼 등기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집을 선물로 주는 걸 보면 그래도 믿음직하다는 거지.” “사실 나는 부담스러워.” “정신 차려. 나 이번에 안천수랑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을 얼마나 했는지 알아?” “많이 했어?” “600억.” 육현아가 손가락 6개를 내밀었다. “마이너스지.” 송연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어쩌다 그렇게 된 거야?” “내가 바보같이 함정에 빠진 거지 뭐.” 육현아가 심호흡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그런 약혼자를 만났으면 소중히 여겨. 적어도 너를 해치려 들지는 않잖아.”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 “연예계에서 내 자리를 다시 찾아야지.” 송연아가 잠깐 넋을 잃었다가 육현아가 온서우와 같은 연극 연예 학과 학생이고 안천수와 결혼하기 전 드라마도 몇 개 찍었지만 조연이라 큰 인기는 얻지 못했다는 걸 떠올렸다. “나한테 아직 돈이 조금 있어.” “그러면 일단 집부터 얻어줄래.” 육현아가 혀를 내밀며 말했다. 그날 밤 육현아는 억지로 송연아를 끌고 허기태의 술집으로 향했다. “난 아직 자원도 없고 인맥도 없어서 혼자 하긴 어려워.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는 게 좋아.” “그래.” 송연아는 이런 걸 잘 몰랐다. “근데 나이가 어린 건 아니라서 직접 찾아가면 까일 것 같단 말이지.” “그래서?” “허기태 씨 말로는 오늘 스카이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여기서 술을 마신다는데 나한테 소개해 주겠대.” 술집에 도착해보니 이정호와 온서우가 룸이 아닌 밖에 앉아 있었다. “잉? 연아 씨,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왔어요? 얼른 와서 앉아요.” 송연아가 여기로 온 게 무조건 온서우를 찾으러 온 거라는 말처럼 들려 너무 거북했고 여기서까지 마주치니 기분이 너무 더러웠다. 송연아는 두 사람을 상대할 생각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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