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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이때 이정호가 들어왔다. 온서우를 위해 삼계탕을 끓여왔다며 보온병에 담긴 음식을 비서에게 건네더니 한 그릇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온서우는 엉엉 울음을 터뜨리며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갑자기 송연아에게 달려가 처절하게 애원했다. “연아 씨, 전 배우라는 직업을 너무 좋아해요. 제발 이렇게 절 모함하지는 말아요.” 송연아는 어이가 없었다. 매니저를 동원하여 협박할 때는 언제고 이정호가 나타나자 괴롭힘을 당한 사람마냥 연약한 척 연기를 시전했다. “정호가 나랑 결혼한다고 해서 많이 원망스럽죠? 미안해요,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SNS에 떠도는 사진만 해명해 주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악플러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정말 죽고 싶어요.” 송연아는 울화가 치밀었다. “악플에 시달리는 게 괴로워요? 배우 생활 못할까 봐 두려워요? 왜 이렇게 이기적이에요? 모든 걸 나한테 뒤집어씌우면 내 인생은 서우 씨가 보상해 줄 거예요? 잘못을 저질렀으면 책임을 지는 게 맞아요. 난 잘못한 게 없고 서우 씨를 대신해서 욕먹을 생각도 없어요.” “제가 무릎이라도 꿇을까요?” 온서우가 무릎을 꿇으려고 하자 이정호가 다급하게 달려와 그녀를 부축했다. “정호야, 나 대신 연아 씨한테 빌어줘. 내가 널 가로챘다고 미워하고 있잖아. 우리 결혼하고 나서 연아 씨랑 계속 만나도 돼. 난 모르는 척, 못 본 척할게.” 그 말에 뚜껑이 열린 송연아는 저도 모르게 손을 올렸으나 곧바로 이정호에게 제지당했다. 송연아의 분노는 이정호에게 옮겨졌고 망설임 없이 그의 뺨을 내리쳤다. “너희들이 뭔데 날 모욕해?” 표정이 굳어진 이정호는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송연아를 째려봤다. 그러나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순간 차마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큰일 났어요. 누가 기사를 퍼뜨리고 있어요.” 핸드폰을 보던 연수진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서우야, 너랑 현민수의 사진이 퍼졌어. 지금 실검에 올랐어.” 온서우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도대체 누가 날 괴롭히는 거지?”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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