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
강지훈은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내 조롱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계속 고집부릴 거면 마음대로 해.”
지금까지도 그는 자신이 아니라 내가 잘못한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그와 다투기가 귀찮아졌다.
“너네 집에서 나올 거야.”
“우리 집에서 나온다고?”
강지훈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한나은, 넌 우리 집을 자기 집으로 생각했던 적이 없었던 거구나. 우리 엄마, 아빠가 널 아껴주신 보람이 없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원했던 건 이모하고 삼촌의 사랑이 아니라 강지훈의 사랑이었다는 걸 모르는 건가?
그런데 어차피 헤어진 마당에 따질 마음도 그럴 의미도 없었다.
“강 대표님, 일 보러 가 볼게요.”
나는 지금 책임지고 있는 일들을 마무리하고 퇴사 얘기를 꺼낼 생각이었다.
“한나은, 나하고 진짜 헤어지겠다는 거야?”
강지훈은 재차 물었다.
귀가 참으로 어두운 가 보다 하고 여긴 나는 10년 동안이나 사모했던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매정하게 말을 건넸다.
“그래. 강지훈, 너하고 헤어질 거야. 앞으로는 각자 가던 길 가도록 해.”
“하.”
강지훈은 입가에 냉소적인 웃음을 머금었다.
“네가 꺼낸 말이니까 후회하지 마.”
후회?
그가 두 번째로 내뱉은 단어였다.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 말을 그는 스스럼없이 꺼내는 걸까?
아마도 10년 동안이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사랑을 쏟아부었던 내가 그의 냉담함과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의 옆을 떠나지 않았던 것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안녕!”
나는 그 말만 남기고 자리를 훌쩍 떠났다.
강지훈은 나를 붙잡지 않았고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화들짝 놀라게 되었다.
주수연이었다.
내가 눈에 들어오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녀는 금세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고 나하고 엄청 친한 척 말을 건네고 있었다.
“나은 씨, 돌아온 거예요?”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에 들린 서류에 시선을 옮겼고 강인 그룹이라는 제목을 본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회사의 주요 문서라 회사 내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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