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네 탓 하는 건 아니야. 사람들은 다들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법이야.” 나는 윤서아를 탓할 뜻이 전혀 없었고 그냥 속심말을 털어놓은 것이었다. 윤서아와는 기껏해야 사이가 돈독한 동료 사이에 불과한데 친형제자매였어도 먼저 자신을 돌보고 나서 다른 사람을 생각했을 것이다. “언니...” 윤서아는 내 팔을 흔들며 무슨 말을 하려 했고 나는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강 대표가 조명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가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고 했어. 지금은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으니까 얼른 조명 문제에 몰두하자.” 윤서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게 왜 우리 탓인데요? 무슨 우리가 잘못한 것처럼 말하네요.” “이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우리니까 중간에 문제가 생겼으면 우리가 최우선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당연한 거야. 다른 핑계 대지 말고 그 후폭풍이 두려우면 나서서 문제를 잘 해결하면 돼.” 나는 엄숙한 어조로 말을 건넸다. 입을 다물게 된 윤서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 나는 그녀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사적인 일을 공적으로 복수하다니...” 대략 이해해 보자면 강지훈이 나한테 대한 불만으로 일부러 괴롭힌다는 뜻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라고 모를까? 헌데 그가 그러면 그럴수록 이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입을 다물게 하고 싶었다. 더군다나 이 놀이공원은 우리 아빠가 꿈을 이루고 싶었던 곳인데 착오가 생기게 할 수가 없었다. 아빠가 살아있는 동안 늘 완벽을 추구하는 분이셨으니 나도 아빠한테 딸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증명해주고 싶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윤서아는 조명 제조사와 시공 쪽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전화를 걸어 최종적으로 쌍방더러 현장으로 도착해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양측 다 동의를 하긴 했지만 빨라도 모레는 돼야 된다고 했다. 그러니 이틀 동안 내가 서둘러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윤서아가 어젯밤 밤샘 작업으로 힘들다는 걸 알고 그녀에게 휴가를 내준 나는 강씨 가문에 돌아가 보기로 결심했다. 강지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