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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구원사랑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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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강지훈은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말을 건넸다. “한나은, 언제까지 성질을 부릴 건데? 갑자기 혼인신고는 왜 안 하려고 하는 거야? 또 왜 갑자기 사라진 건데?” 공적인 이야기가 끝나자 다시 사적인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게 그가 나를 찾은 주요 목적이었다. “성질을 부리는 거 아니야.” 그 말로 내 입장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게 성질을 부리는 게 아니야? 지금 집안이 얼마나 뒤죽박죽인지 알아? 우리 엄마 병원에 입원했어.” 강지훈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었다. 미연 이모가 입원했다는 소식에 죄책감이 들기는 했지만 그 죄책감으로 강지훈이 나한테 준 상처를 무마할 수는 없었다. “내가 이모한테 찾아가서 상황 설명하고 사과할게.” “나은아,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왜 나하고 혼인신고를 하려고 하지 않는 거야?” 강지훈은 재차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그는 자기가 잘못을 저질렀으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사건의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명백하게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이내 그의 손목시계에 시선을 옮겼다. “성화 별장에 다녀왔었어.”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의자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의자에 앉은 몸이 굳어진 강지훈은 얼굴 표정이 빠르게 변해갔다. “내 설명 좀 들어봐...” “강지훈, 더 들을 말도 없으니까 해명할 필요 없어. 주수연 씨가 거기에서 살고 있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고 또...”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 말을 이었다. “침구류를 같이 사러 갔을 때도 주수연 씨가 네 취향에 맞는 물건들만 고르더라.”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야.” 강지훈은 의자에서 일어나 나한테로 다가왔다. 나는 한발 물러서서 그와 거리를 유지했다. “강지훈, 나는 엉뚱한 생각들이나 남을 의심하는 걸 원체로 좋아하지 않아. 다만 나도 눈이 있잖아.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다고. 그리고 나도 감정이라는 게 있어서 느껴져.” “나은아...” 강지훈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그 별장은 너한테 선물로 주려던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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