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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다시 말해 강시후에 비해 나는 박시아의 마음속에서 아무런 비중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약간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박시아, 잘 생각해 봐. 네가 강시후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데? 그 제안서 정말 강시후가 직접 쓴 거야? 평소에 너와 지내면서 강시후가 게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어?” 이 말을 듣고 박시아는 몸을 움찔하더니 처음으로 강시후에 대한 의문을 품는 것 같았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박시아의 눈빛은 점차 확고해졌다. “이도준, 나는 시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 내 앞에서 이간질하지 마.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시후에게 사과하고 공개적으로 표절을 인정해! 만약 네가 계속 이대로 있는다면 고소할 거야. 네가 알아서 선택해.” 말을 마치고 박시아는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탁자 위에 쾅 내려쳤다. 서류 위의 고소장이라는 두 글자가 마치 거대한 돌처럼 내 마음을 무겁게 눌러 나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5년 전 박시아는 이현태를 위해 직접 나를 감옥에 보냈었는데 지금도 같은 방법으로 나를 굴복시키려 하는 걸까? 나는 마음속의 아픔을 억누르며 신경 쓰지 않는 척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찔리는 거 없어. 네 마음대로 해.” 나는 더 이상 박시아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없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나는 노크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을 뜨니 하늘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박시아를 만난 뒤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잠들어버렸다. 최근 프로젝트 때문에 나는 몇 날 밤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난 뒤 천천히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김아진은 불쾌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도준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그렇게 전화를 많이 했는데도 왜 안 받아? 무슨 일 생긴 줄 알았잖아.” 나는 미안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미안해, 너무 깊이 잤나 봐, 못 들었어.” 감아진은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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