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여아린의 말에 정은지는 억울하기 그지없었다.
“여아린, 너 뭐라고 한 거야?”
“오빠, 정은지 진짜 나빴어! 아까 친구들이랑 밖으로 나오고 있었는데, 글쎄 정은지가 오빠 몰래 고하준이랑 클럽 문 앞에서 알콩달콩하는 거 있지! 오빠 생각하면 내가 너무 울분해서 참지 못하고 정은지를 혼낸 거야.”
여아린은 눈물까지 글썽여가며 여준수한테 정은지의 만행을 묘사했고 모든 탈을 정은지한테 뒤집어 씌우려고 했다
하지만 여준수는 동생의 말을 듣고 오히려 현장에 있는 고하준한테 눈빛을 돌렸다.
여준수의 눈빛은 시체를 보는 듯한 싸늘함이 서려 있었고 고하준은 자기도 모르게 떨려났다...
무의식 간에 고하준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섰고 더듬더듬 변명했다.
“그... 정은지가 나한테 마음이 있으니까 여기서 날 기다린 거지.”
고하준의 말을 듣자, 정은지를 향한 사람들의 눈빛은 순식간에 혐오로 변해갔다.
“헐, 그런 거였어.?”
다들 정은지를 자기 약혼남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나 꼬시고 다니는 지조 없는 여자라고 보게 되었다.
정은지도 마찬가지로 당황했다.
‘나 그런 사람 아니야!’
‘빌어먹을 고하준. 아주 개소리잖아!’
“아니야, 준수 씨, 내 말 좀 들어 봐, 나... ”
정은지는 급히 해명하려고 입을 열었는데 여준수와 눈빛을 마주한 순간 그의 표정을 보게 되었다.
아무런 감정도 실리지 않은 차가운 표정, 여준수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기복도 보이지 않았다.정은지는 심장 끝이 잔잔히 절여 오는 듯한 아픔과 함께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래, 해명한들 무슨 의미가 있는데’
정은지의 마음은 한 치씩 식어가기 시작했다.
‘준수 씨는 다신 나를 믿지 않을 거야.’
‘한밤중에 찾으러 왔는데 나타나 주지도 않고 날 혼자 밖에 몇 시간씩이나 세워두는 사람인데...’
‘준수 씨가 마음속으로부터 나를 의심하는데 더 설명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
이런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가면서 정은지는 마음속으로 상처를 입게 되었다.
탈구된 팔도 싸울 때는 몰랐는데 가만히 있으니 찌릿한 아픔이 점점 더 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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