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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뒤로 넘겨보니 그 위에는 사랑 시 같은 것이 몇 편 적혀 있었다. 첫 번째 시는 약혼한 날에 쓴 것이었다. [당신은 줄곧 나의 상처 속에 살고 있고, 나는 모든 걸 포기했지만 유독 당신만 포기하지 못했네요. 그러나 이젠 내가 살아온 세월과 내 목숨이 당신과 이별을 고하고 있네요.] 여기까지 읽은 여준수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시에 나온 ‘당신'은 누구를 가리키고, 그녀는 또 누구와 이별을 하려는 것일까? 한 장 더 넘기니 앞 장의 시와 이어지는 듯한 시가 있었다. [내가 살아온 세월과 내 목숨이 당신과 이별을 고하고 나면, 순장의 꽃이 피고 보리의 열매가 산에 가득 달려 있겠죠. 말해 줘요, 당신이 낙엽 밑에 숨겨둔 발자국은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그리워했는지 전부 말해줘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우리는 다시 만나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를 향해 달려가요.] 내용을 읽던 여준수의 표정이 저도 모르게 더 일그러졌다. 또 한 장을 넘기니 세 번째 시가 있었다. 세 번째 시는 그저 간단하게 적혀 있었다. [이번 생엔 당신을 절대 놓지 않을 거예요.] 세 번째 시까지 읽은 뒤 여준수의 표정은 더는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구겨졌다. 탁 소리를 내며 일기장을 덮은 뒤 책상 위로 던졌다. 여준수의 얼굴엔 싸늘함과 조롱만 남아 있었다. 그는 자조적으로 생각했다. 그간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고 말이다. 그동안 정은지가 자신을 위해 그렇게나 많은 일을 했으니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변했을 거로 생각했다. 그녀가 드디어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아내가 된 현실도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했지만, 일기장을 보니 전부 그의 착각이었다. 그동안 정은지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그는 자신이 좋을 대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정은지가 약혼한 뒤에도 여전히 잊지 못하고 미련이 흘러넘치게 하면서 이번 생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말까지 나오게 할 사람이 고하준을 제외하고 또 누가 있단 말인가. ‘연기가 아주 대상감이었군. 그리고 난 머저리처럼 그 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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