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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장

말이 끝남에 맞춰 김서하도 김현철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며칠 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녀석이 부랴부랴 달려 들어오자, 김현철은 따끔하게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김서하가 입을 더 빨리 열었다. “할아버지, 사람 좀 빌려주세요.” 김서하의 말에 김현철은 눈을 살짝 내리보았다. 손자한테서 사람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예전부터 사고를 치더라도 친구 놈들한테 부탁은 해도 집안의 힘을 써본 적은 한 번도 없는 애였다. 아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김도진과 최민경 부부도 김현철 방으로 달려왔다. 문 앞에 들어서자, 사람을 빌려달라는 아들의 부탁을 듣게 되었다. 둘은 당연히 아들이 사고를 쳤다고 생각했고 김도진은 얘기도 들어보지 않고 일단 혼내려고 다가섰다. “너 이 자식 또 사고 치고 들어온 거야? ” 김도진은 말을 꺼내면서 주먹부터 휘둘렀다. 다행히 옆에 같이 들어온 백주헌이 김도진을 막아주었고 좋게 좋게 설명을 해주었다. “아버님, 아니에요. 서하가 사고를 친 거 아니라, 서하 친구가 잡혀갔거든요.” “친구?” 김현철은 냉정하게 물었다. 김서하는 정은지를 생각하면서 우물거리다 겨우 답했다. “여자요.” “어떤 여자?” 김현철은 얼렁뚱땅 넘어가 주지 않았다. “그게...” 김서하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랐다. 마음이 급한 백주헌이 먼저 털어놓았다. “잡혀간 친구가 정은지예요!” 그러면서 아까 생긴 일에 대해 다시 한번 김서하네 가족들한테 설명을 해주었다. 김서하 보호자들로서 당연히 정은지에 대해 알고 있었다. 김서하가 많이 바뀌게 된 것도 그 애 덕분이니까. 그래서인지 정은지가 위험에 빠졌다는 얘기를 듣자 다들 많이 걱정해 주었다. 김현철은 급히 물었다. “도대체 누가 그 애를 잡아간 건데?” “그게...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백주헌은 머리를 푹 숙였다. 다행히 김서하가 특징을 잘 기억해 뒀는데, 그는 남자들의 모습을 되새기며 자세히 알려주었다. “총을 지닌 외국인들이에요. 그리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빨간색 마크가 새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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