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9장
정은지는 잠깐 망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저는 별로 한 게 없어요. 집에서 좋은 과외 선생님을 구해줬거든요. 학교 교수님들이 안 좋다는 뜻이 아니라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예전에 워낙 망나니여서 과외 선생님을 구할 수밖에 없었어요.”
자신을 망나니라고 칭하는 학생은 처음인지 교수도 그 말을 듣고 웃음이 터졌다.
“그래도 공부하려는 태도는 칭찬해.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줘. 이만 앉아도 돼.”
정은지는 자리에 앉았다.
100등 안에 든 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교수의 칭찬을 받으니 뿌듯함이 밀려왔다.
곧이어 교수는 다른 학생들의 이름과 성적을 차례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험의 학과 1등은 우리 반에서 나왔어. 바로...”
다들 숨을 죽이자 강의실 전체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마치 음악방송 막바지 1위 발표를 하듯 긴장감이 숨 막힐 정도였다.
그와 동시에 한아진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하느님, 제발 1등 하게 해주세요. 제발요.’
“임지현 학생.”
교수의 말에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또 지현이야? 나도 이번에는 잘했는데...”
“역시 불변의 1등이네.”
“임지현은 우리가 넘볼 수 없는 존재인가 봐.”
...
한아진은 여전히 2등이다.
입학한 이후로 한아진은 줄곧 임지현에게 눌려 1등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생각할수록 열불이 밀려와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문 한아진은 사악한 눈빛으로 임지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곧 수업이 끝났다.
한아진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정은지 옆으로 달려와 능청스럽게 위선적인 칭찬을 건넸다.
“은지야, 100등 안에 들다니 정말 축하해.”
“그래?”
정은지는 미지근한 태도로 가볍게 웃었다.
통계적으로 한아진이 호의를 베풀 때마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났기에 경계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한아진은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다.
“아참, 너 요즘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뭘?”
한아진은 능청맞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어휴, 이건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내 탓이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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