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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장

한아진은 두 번째 날 학교에 가면 일부러 정은지를 관심해 주는 척하려고 했지만 두 날 동안 그녀가 아예 학교에 오지 않을 줄 몰랐다. 학교에 오지 않았으면 무조건 집에 있을 것이 뻔했다. 심지어 이준 그룹에까지 찾아가 보았지만 여준수는 물론 차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두 날 동안 준수 씨랑 은지가 맨날 붙어있었던 건 아니겠지? 아, 안 돼! 어떻게 두 날 동안이나 함께 있을 수 있어!’ 한아진은 이런 생각에 미쳐버릴 것만 같아 참지 못하고 집까지 달려온 것이다. 그런데 정작 찾아오긴 했지만 문밖에서 벨을 누를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다 어차피 왔는데 이대로 갈 수 없어 용기를 내 벨을 눌렀다. “누구세요?” 이은실이 바로 문 열어 주러 나갔다. “아줌마, 저 기억하시죠?” 한아진은 배시시 웃으면서 이은실에게 인사했다. 이은실은 벨 누른 사람이 한아진일 줄 모르고 뻘쭘한 표정을 지었다. “한아진 씨, 사모님 찾으러 오셨어요?” “네. 아프다길래 보러왔어요. 저 대신 불러주실 수 있을까요?” 한아진이 나름대로 부잣집 사모님처럼 웃으면서 말했다. “네. 잠깐만요.” 이은실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창가에 가 정은지와 여준수에게 보고했다. “도련님, 사모님, 한아진 씨 오셨습니다.” “한아진?” 정은지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의문이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왜 왔대요?” 알 리가 없는 이은실은 고개만 흔들 뿐이다. “아프시다길래 병문안 왔다고 했어요.” ‘병문안?’ 정은지는 이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정말 고약하긴. 두 날 전까지만 해도 나를 죽이려고 안달이더니 이제와서 착한 척해?’ 아쉽게도 정은지는 한아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병문안 왔다기보다 억울한 척, 준수 씨 보러 온 거겠지. 그래. 보고 싶어? 절대로 안 보여줄 거야.’ 정은지는 이런 생각에 부드러운 말투로 여준수에게 말했다. “준수 씨, 방에 가 있어. 내가 내려가 볼게.” 여준수는 잠깐 생각하더니 아무 말 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고, 정은지는 1층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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