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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장

“아니. 그냥 물어봤어.” 한아진은 전혀 갈 생각이 없었고, 그저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른 화젯거리를 찾았다. “최근에 상영한 영화 봤어?” “매일 복습하느라 바쁜데 언제 영화 볼 시간이 있겠어.” 정은지가 사실대로 말했다. “아... 그랬구나. 그런데 이상해서 그러는데 예전에 공부하기 싫어했던 거 아니야? 왜 요즘 공부가 좋아진 건데?” 한아진이 물었다. “이상한 질문이네. 열심히 공부하면 좋잖아. 졸업은 해야지.” 애써 웃으면서 말했지만 결국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해 정중하게 보내려고 했다. “한아진, 별일 없으면 이만 가줄래? 난 계속 공부해야 해서.” 하지만 한아진은 이대로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은지야. 공부도 중요하지만 잠깐 쉴 때도 됐잖아. 그리고 우리 함께 밥 먹어본 지도 오래됐는데 저녁에 같이 밥 먹을까? 준수 씨도 집에 있다면서. 같이 먹는 거 어때?” 정은지가 속으로 비웃었다. ‘마지막 한마디야말로 하고 싶었던 말 아닌가?’ 그래서 일부러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게. 함께 밥 먹어본 지도 오래됐네. 그런데 내가 감기 걸려서. 준수 씨가 집에서 꼼짝 말고 쉬라면서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거든. 어떡하지?” 정은지는 일부러 부자연스럽게 목을 긁어대기 시작했고, 이왕 긁는 김에 왼쪽 어깨에 있는 선명한 키스 자국을 드러냈다. 한아진은 이것이 키스 자국인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녀는 한순간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정은지를 쳐다보았다. 정은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억울한 표정으로 물었다. “한아진. 왜 그래?” “아, 아니야.” 한아진은 시선을 거두더니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이만 가야지 뭐. 회복 잘하고 있어. 나중에 시간 날 때 같이 밥 먹으면 되지.” 한아진은 정은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도망치듯이 성큼성큼 스카이 별장을 떠났다. 그러고는 밖으로 나가자마자 본성을 드러내면서 악독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정은지! 죽여버릴 거야!’ 정은지는 피식 웃으면서 옷매무새를 다시 정리하고 뒤돌아 이은실에게 말했다. “아줌마. 이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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