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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장

돈다발을 건네받은 그 여학생은 돈을 이렇게 순식간에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순간 눈을 반짝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한아진에게 말했다. “아진아, 앞으로도 내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또 나를 찾아줘. 네가 필요한 곳이 불바다든 망망대해든 무조건 확실히 처리해 낼 수 있어!” 여학생의 말에 가볍게 ‘응’이라고 대답한 한아진의 눈에 한 줄기의 섬광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한아진은 정은지가 사실 멀리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조금 전 황급히 차에 올라타던 순간 정은지는 불현듯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다. 임지현이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그 여학생은 분명히 다급해 죽을 것만 같은 모양새였다. ‘하지만 만약 그 정도로 조급했다면 왜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을까?’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을지라도 왜 문 앞에 있는 경비원에게 알리거나 교사에게 알리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던 걸까?’ ‘상대적으로 나약한 여자인 나에게 알리는 것보다 경찰에 알리거나 경비원에게 알리는 게 훨씬 현명한 방법이었을 텐데.’ ‘그런데 왜 하필 그 여학생은 나에게 알렸을까?’ 여기까지 생각한 정은지는 마음속으로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택시가 멀리 가지 않았을 때 한 코너에서 운전기사에게 바로 차를 세워달라고 부탁한 후 차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숨을 곳을 찾아 몸을 숨긴 후 학교 정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놀랍게도 정은지는 그곳에서 마침 한아진과 조금 전 자신에게 소식을 전했던 여학생이 거래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또 한아진이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은지는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한아진은 정말 하루를 조용히 넘기면 안 되는 병이라도 걸렸나?’ 그 후 정은지는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수밖에 없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임지현이 끌려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 생각을 하자마자 정은지는 한아진이 자신을 노리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생각에 후회가 밀려왔다. 또한 이번에 벌어진 일은 임지현이 자신 때문에 휘말린 셈이었다.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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