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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장

여준수는 그 말을 듣고 차가운 눈빛으로 한아진을 흘끗 쳐다봤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원래 둘만의 오붓한 데이트가 될 거로 생각했던 여준수에게 한아진의 동행이 반갑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준수의 마음은 당연히 불편한 상태였다. 정은지도 그 순간 여준수의 다운된 기분을 분명히 알아챘다. 그래서 서둘러 생글생글 웃으며 그의 팔을 감싸 쥐고는 말했다. “좋아. 이제 다 모였으니 가 보도록 할까?” 그 말과 함께 그녀는 여준수를 이끌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아진의 얼굴이 굳어버렸다. 자신이 이토록 예쁘게 꾸몄으니 여준수의 관심을 어느 정도는 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여준수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한아진은 마음속으로 낙담하며 저도 모르게 발을 굴러댔다. 이와 동시에 정은지는 그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도 하고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그 덕분에 여준수의 기분도 겨우 나아진 듯했다. 이어 차가운 목소리의 여준수가 그녀에게 질문했다. “왜 아진 씨도 여기로 불렀어?” 멀쩡한 둘만의 시간에 갑자기 끼어든 방해꾼의 존재는 어느 각도로 보더라도 눈엣가시였다. 정은지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내가 깜빡했어... 마음에 안 들면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면 돼.”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은지는 그의 옆에 더 바짝 붙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바로 불타는 사랑에 빠진 연인이었다. 한아진은 뒤에서 두 사람의 다정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질투심에 속이 뒤집어지는 듯했다. 세 사람은 강순자의 선물을 고르기 위해 쇼핑몰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정은지는 할머니의 칠순 생신인 만큼 허술한 선물을 준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옥이나 명화 같은 품격 있는 선물을 찾으러 골동품 가게를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그들이 방문한 곳은 옥 가게였다. 이 가게는 도시에 있는 모든 동종 업계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가게였다. 가게에 들어서던 순간 세 사람은 이 가게가 도시에서 가장 큰 옥 가게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특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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