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장

아버지가 그렇게 사랑해 줬었는데 전생의 그녀는 전혀 알지 못했다. 복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사랑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상처를 줬었다. 다시 한번 이런 일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정은지는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계속 고개를 저었다. 이번 생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당시 헤어진 데는 아마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감정은 장난감과 같은 것이 아니기에 그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머니가 떠난 후, 정은지는 어머니를 위한답시고 마음속에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품고 있었다. 지난 20년간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신 분은 아버지라는 걸 잊은 채 말이다. 정은지는 마음먹었다. 이번 생에서는 반드시 아버지를 소중히 여기겠다고. 그래서 정은지는 생각을 바꿨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반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곁으로 다가가서 친근하게 그의 팔을 감싸며 애교를 부렸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스스로를 잘 챙길게요. 더 이상 무리하지 않을 거예요.” 정태성은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성격이 거칠고 어머니 때문에 반항적이었던 정은지였기에 그와 가까이 지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이렇게 다정하게 변해버려서 정태성은 좀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껴안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맞다, 아빠. 나 이번 시험에서 우리 과에서 꽤 높은 등급을 받았다고 들었어!” 이 소식을 들은 정태성은 깜짝 놀랐다. “정말?” 정은지의 성적은 금융학과에서 항상 낮은 편이었기에 교수님한테서 종종 전화가 걸려 왔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높은 등급을 받았다니 정태성은 믿기 어려웠다. “안 믿기면 여준수에게 물어봐.” 정은지가 말했다. 정태성은 믿기지 않는 듯 여준수를 바라보았다. “준수야, 은지가 말한 게 사실이야?” 여준수는 옆에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사실이에요. 최근에 많이 노력했으니 성적도 따라서 올라온 것 같아요.”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