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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장

“그래? 그럼 참 고맙네.” 정은지가 가식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전미현은 많이 누그러진 태도로 말했다. “감사해할 필요까지야. 가족이니까 서로를 챙기는 게 당연하지.” 정은지는 무표정으로 웃으며 그들의 연기에 감탄했다. ‘연기 참 잘하네. 배우 해도 되겠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 가족처럼 대해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은지는 그들의 가식에 속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의 허위의식이 눈에 거슬릴 뿐이었다. “내가 오라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특히 너, 정희수. 그렇게 독한 향수까지 뿌리고 왔길래 나를 죽이려고 그러는 건 줄 알았어.” 정은지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저격했다. “언니,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정희수는 화가 나서 폭발해 버릴 것 같았다. 정은지는 침착하게 웃으며 말했다. “왜 화를 내? 내가 뭐 잘못 말했어? 초대받고 온 거 아니잖아. 내 허락받았어?” 정은지의 말은 무심하게 들렸다. 전미현은 없는 심장병도 거의 발작할 지경이었고,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정은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진짜 무례한 데다가 교양도 없는 년!” “어이가 없네. 자기 자신을 돌아보든가. 당신들 같은 사람들한테 내가 왜 예의를 차려야 하는데?” 정은지는 거리낌 없이 반박했다. “너!” 전미현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이때, 정태성이 그들의 싸움을 중단시키며 언성을 높였다. “그만!” “여긴 병원이야. 싸우러 온 게 아니라 병문안하러 온 거잖아. 조용히 좀 해!” 전미현네 모녀는 불만이 있었는지 뭐라 더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 “근데...” “근데 긴 뭐가 근데 야! 은지는 환자야. 병원에서 환자랑 이렇게 싸우고 싶어?” 정태성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두 모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정은지는 두 사람을 쳐다보며 자기가 이겼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은지, 저 못된 년!’ 화는 화대로 났지만 그래도 정태성이 있었기에 밖으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들은 속으로 정은지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여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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