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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장

여준수가 자리를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정은지는 속으로 몰래 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를 한 번이라도 볼에 입만 맞출 수 있다면 기름이 몇 방울 더 튀었어도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비록 감자채볶음은 완성하지 못했지만 정은지가 미리 준비한 몇 가지 요리로도 충분했다. 맛깔스럽게 차려진 음식을 보며 정은지는 기분 좋게 젓가락을 들었다. “준수 씨, 이거 다 내가 만들었다? 마음껏 먹어. 만약 맛이 없거나 짜거나 싱거운 게 있으면 말해줘. 다음에 고칠게.” 여준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잠시 정은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식사가 끝날 때까지 여준수는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모든 음식을 깨끗이 비웠다.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진 정은지는 진심으로 행복함을 느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각자 씻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여준수는 여전히 객실에서 잠을 잤다. 정은지도 그를 억지로 부르지는 않았다. 그가 원할 때 자연스럽게 돌아오리라 믿었으니 말이다. 낮에 일어난 일들을 되새기며 정은지는 그날 밤 깊고 평온한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여준수는 일찍 회사로 출근했고 정은지도 학교에 갔다. 그런데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소문이 들려왔다. “들었어? 임지현이 퇴학당한 뒤에 임지현네 엄마가 미쳐서 학교로 와서 난리를 치고 있대!” “진짜야? 우리도 빨리 가서 구경하자.” 정은지는 그 말을 듣고 놀라며 생각했다. ‘이모가 왜 여기까지 오신 거지?’ 서둘러 그녀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시각 구혜미는 소여희의 사무실에서 큰소리로 항의하고 있었다. 거의 날뛰는 듯한 모습으로 학교를 뒤집을 기세였다. “교수님, 어떻게 지현이에게 이럴 수가 있어요. 제 딸이 그런 끔찍한 일을 했을 리가 없어요. 도대체 무슨 증거가 있어서 이렇게 함부로 우리 딸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죠?” 구혜미는 고통 속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피곤한 표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는 소여희가 있었다. 소여희는 금테 안경을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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