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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장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잘난 꼴은 못 보겠다 이거지. 자기가 돋보이기 위해선 어떤 비열한 수단도 쓸 수 있는 게 한아진이니까...’ 전생에서도 한아진은 온갖 수단으로 그녀를 지옥으로 몰아넣었었다.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며 정은지는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복수해 줄게...’ 정은지는 부랴부랴 두 사람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아줌마, 울지 마세요. 지현아, 너도 울지 마. 범인은 두 사람이 이렇게 속상해하는 꼴을 보려고 이런 일을 꾸민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직접 범인을 찾아내고 네 억울함 풀어줄 테니까.” 정은지의 단호한 목소리에 구혜미는 고개를 들어 정은지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고급스러운 옷차림에 귀티 나는 얼굴, 딱 봐도 부잣집 딸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다른 부자들과 달리 가난한 그들을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먼저 도와주겠다며 나서주는 그녀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구혜미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은지야, 우리 지현이...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라 친구가 별로 없어서 내가 걱정이었는데 대학교 와서 이렇게 좋은 친구를 사귀었네. 우리 지현이는 참 운이 좋은 것 같아.” 구혜미의 칭찬에 정은지는 쑥스러운 듯 미소 지었다. “아니에요. 아줌마. 지현이 같은 친구를 사귀게 되어서 제가 오히려 기쁜걸요. 솔직히 저 성적은 별로 안 좋거든요. 지현이가 얼마나 절 도와주는지 몰라요.” 정은지의 말에 구혜미는 어느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친구끼리 서로 돕는 게 당연한 거지. 이렇게 좋은 친구가 있다니 아줌마도 마음이 놓이네.” 한동안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분위기는 다시 화기애애해졌다. 커피를 마시고 임지현은 엄마와 함께 자리를 뜨고 그 자리에 서 있던 정은지는 창문 너머로 교문을 바라보았다. 이때 그녀의 시야에 한아진과 고하준이 나란히 교문을 나서는 모습이 들여왔다. ... 한편 주위를 둘러보던 한아진이 물었다. “어디 있다는 건데요. 은지가 임지현이랑 같이 나왔다면서요.” 교문에 있는 줄 알고 다급하게 나왔는데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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