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허리를 뒤로 젖히라고? 이건 또 뭔 소리래.’
정은지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진짜 나 사기 당한 거 아니야? 이게 정말 맞아? 난 무술을 배우려고 온 거지 춤을 배우려고 온 게 아니라고! 갑자기 유연성 테스트에 허리를 뒤로 젖히라니... 이게 무슨...’
“하기 싫습니까?”
정은지가 멀뚱멀뚱 서 있자 온우현의 목소리에 불쾌함이 담겼다.
한편, 솔직히 내키진 않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무슨 수를 쓰나 지켜보자는 생각에 일단 시키는대로 하기로 했다.
어렸을 때 발레를 배운 적 있는 정은지는 유연성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비록 엄마가 세상을 뜬 뒤에는 발레고 뭐고 다 때려치우긴 했지만 허리를 뒤로 젖히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고 완벽한 동작을 해 보였다.
하지만 온우현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칭찬도, 지적도 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을 이어갔다.
“지금부터 발차기를 시작합니다. 허벅지 근육을 늘이는 훈련입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 높게 차보세요.”
정은지는 이번에도 온우현의 말대로 움직였다.
길고 곧은 다리가 머리를 넘어 완벽한 일자를 이루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바로 감탄을 했을 정도로 완벽한 자세였다.
이로써 기본 유연성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기본기 훈련에서 가장 큰 난관을 넘었다는 생각에 온우현의 차가운 얼굴이 드디어 조금 풀렸다.
“스트레칭 시작합니다.”
그뒤로도 온우현은 정은지에게 이런저런 동작들을 시켰고 그녀는 뛰어난 유연성으로 모든 동작을 정확하게 해냈다.
그 과정을 지켜본 온우현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유연성만큼은 꽤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이 정도면 제자로 삼아도 되겠어.’
“무술은 생각보다 훨씬 더 운동입니다. 과거에 수련이라는 말을 붙인 데는 다 이유가 있죠.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마음부터 단단히 먹어야 할 겁니다. 각오가 되었다면 내일부터 수업 시작하죠.”
스트레칭을 마치고 온우현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요?”
“네.”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정은지도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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