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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오늘 일만 보더라도 그녀가 결코 두려워하는 성정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만약 그녀가 그 ‘귀인'이 바로 세자이며 민연아를 각별히 아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과연 오늘처럼 거침없이 나설 수 있었을까? 허나, 설령 뒤늦게 후회한다 한들 이미 늦었다. 민연아의 성정은 한 치의 손해도 용납하지 않는 법. 그것도 그녀가 중요하게 여기는 남자가 얽힌 일이니 이번처럼 크게 당한 이상 반드시 이를 갈며 원수로 삼을 것이다. 이제 와서 화해를 청한다 한들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라. 아니다. 지난 생에서 본 그 유수연의 행적을 떠올려 보건대 그녀의 사전에 ‘굴복’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한번 엎질러진 물은 끝까지 쏟아붓는 것뿐, 싹을 자르려면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것만이 전부였다. 이렇듯 막상막하의 두 여인이 맞붙었다면 앞으로 또 어떤 흥미진진한 난투극이 펼쳐질지 기대되지 않는가? 이틀 뒤, 진시연이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들이닥쳤다. 그리고는 어제 그 난장판의 후속 소식을 전해 주었다. “도련님께서 목이 터져라 부인을 내쫓겠다고 난리를 쳤대요. 묶여 있으면서도 날뛰는 기세가 장난이 아니었다지 뭐예요!” 반면, 유수연은 그날 거리에서 보이던 사나운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울먹이며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권 대감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눈물로 호소하듯 말하기 시작했다. “아버님, 맹세코 거짓이 아닙니다. 그날 찻집에 있던 이들이 다 똑똑히 보았습니다!” “서방님께서 저를 속이고 그 여인을 만나러 간 것도 모자라 제가 가자마자 손찌검을 했습니다! 하마터면 그들에게 맞아 죽을 뻔했는데 다행히 하인들이 막아 주었기에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엉엉...” 사실, 민연아가 필사적으로 반격하며 손을 휘두르긴 했으나 유수연이 입은 피해라곤 그저 살갗이 살짝 긁힌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녀는 의도적으로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리하지 않은 채 일부러 연지를 덧발라 얼굴을 더욱 처참하게 보이도록 꾸몄다. 권 대감은 이미 진시연에게서 민연아의 정체를 전해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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