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채령의 일가는 충직하고 성실하여 명을 받자마자 곧바로 사실을 파헤쳐 왔다.
역시나 예상대로 내부에 구멍이 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짜고 서로를 두둔하며 부정한 이익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빼돌린 돈은 족히 십만 냥이 넘었다.
나는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명을 내려 그자들을 가두고 혹독한 형문을 가하여 금전을 회수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고작 절반뿐이었고 나머지 금액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였다.
나는 하륜에게 이들의 뿌리를 추적하도록 일렀다. 대체 누가 감히 상단에 손을 댔는지 꼭 밝혀내고 말 것이다.
처음엔 동궁의 사주라 짐작하였으나 진상이 드러났을 때 나는 적잖이 놀랐다.
“권경현, 그놈이란 말이냐?”
권경현이 또다시 일을 벌이고 있었다. 저번에 권씨 가문의 돈을 횡령하다 권세진에게 맞아 죽을 뻔하지 않았던가?
하륜은 얼굴을 붉히며 노기 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예, 공주마마. 바로 그자가 주모자이옵니다. 조사 결과 심지어 공주궁의 문객들 가운데 일부도 이에 연루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제법 큰 세력을 이루었기에 조언을 구하며 다가오는 자들도 많았다.
유용해 보이는 이들을 문객으로 받아들였으나 아무리 송유빈이 곁에서 살펴준다고 하여도 모든 이의 속내까지 꿰뚫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런 일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적과 손을 잡고 내 상단의 돈을 가로챈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송유빈도 나와 뜻을 같이하였다.
“이제는 엄정한 본보기를 세워야 할 때입니다. 문객들에게 공주마마에 대한 경외심을 심어주지 않으면 이후에도 무례한 일이 반복될 것입니다.”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해당 문객들을 정원으로 끌어내라 명하였다.
그리고 아무런 주저 없이 그들에게 채찍을 가하였다.
그들은 자신이 저지른 죄를 부인하며 비명을 질렀고 법에 맞지 않는다며 고래고래 외쳐댔다.
나는 냉소하며 말했다.
“법이라 하였느냐? 이 채찍 몇 대 가지고 무슨 체벌이란 말이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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